"노키아 쇠퇴, 젊은이들 인식 바꿔…스타트업 창업 활성화 계기됐다"

카롤리나 밀러 핀란드 스타트업 사우나 대표

액셀러레이터 콘퍼런스 참석
“ ‘휴대폰 공룡’ 노키아가 쇠퇴하면서 오히려 핀란드 젊은이들의 창업의식이 고양되고 벤처생태계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핀란드 헬싱키에 본사를 둔 유럽 대표 액셀러레이터(신생기업 발굴·육성 전문기관)인 스타트업 사우나의 카롤리나 밀러 대표(사진)는 2010년 전후 노키아 몰락 이후 핀란드 경제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지난 17일 서울 글래드라이브강남에서 만난 밀러 대표는 20~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7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콘퍼런스&데모데이’에 참석할 예정이다. 무역협회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 그는 ‘글로벌 스타트업의 트렌드와 육성 정책’에 관해 주제발표를 한다.

밀러 대표는 “과거 핀란드에서도 안락하고 근무환경이 잘 갖춰진 대기업에서 일하는 게 편했기 때문에 창업이나 유니콘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신생기업)에 관심이 없었다”며 “그러나 노키아의 몰락과 마튼 미코스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대기업 출신 기술자와 젊은이들이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마튼 미코스는 노키아와 HP 등에서 근무한 엔지니어로,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개발업체인 마이에스큐엘(MySQL)AB의 최고경영자였다. 그는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핀란드 벤처업계의 네트워크를 형성한 인물로 유명하다.

밀러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핀란드를 사업하기 좋은 국가로 꼽는 이유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훌륭한 액셀러레이터 팀 △탈코(Talkoot: 한국의 ‘품앗이’ 격) 문화 등 세 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키우려면 훌륭한 전문가 지원그룹이 있어야 한다”며 “핀란드에선 정부와 기업,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힘을 합치는 탈코 문화가 벤처생태계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