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JW앤더슨 협업상품 5분 만에 동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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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와 기능을 강조한 전략지난 22일 오전 9시.
'라이프웨어' 브랜드로 차별화
체험 강조한 신사동 매장
서울 명동 유니클로 매장 앞에는 500명이 줄을 섰다. 문을 여는 시간은 11시. 이날 출시하는 한정판 옷을 사려는 사람들이었다. 그 제품은 유니클로와 영국 브랜드 ‘JW앤더슨’이 협업해 내놓은 한정판 의류(사진). 좋은 소재와 독특한 스트라이프 패턴 등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다. 체크무늬 다운점퍼와 백팩 등 인기 상품은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5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러플 장식이 달린 치마, 퀼팅 패턴 치마, 남성용 체크 셔츠 등도 매장 문을 연 지 2시간 만에 모든 사이즈가 완판(완전판매)됐다. 유니클로의 소재와 JW앤더슨의 디자인, 합리적 가격이 합쳐진 결과였다.◆‘평생 입는 옷’으로 차별화
유니클로는 자라, H&M과 함께 세계 3대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 업체로 꼽힌다. 자라와 H&M이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과 싼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는 데 비해 유니클로는 ‘라이프웨어’를 브랜드 콘셉트로 내걸고 있다. 히트텍, 에어리즘 등 기능성에 충실한 기본 아이템을 꾸준히 히트시켜 국내 패션업계에서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유니클로의 국내 매출은 2015년 1조1169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고, 작년에는 1조1822억원을 올렸다. 전 세계 매출은 지난해(2015년 9월~2016년 8월) 14조7000억원. 올해도 3분기까지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최신 유행 디자인을 싸게 사 입고 버리는 옷’이라는 SPA에 대한 인식을 유니클로가 뒤집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시장에서 SPA의 성장률이 5.7%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차별화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유니클로가 유명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을 시도하는 것도 ‘라이프웨어’라는 브랜드 철학 때문이다. 소재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디자이너들의 감각을 더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번에 내놓은 JW앤더슨 협업 제품은 한 가지 제품을 한 개 사이즈만 구입할 수 있었고 총 다섯 개만 사도록 제한을 뒀다. 유니클로가 1인당 구매제한을 둔 건 2009년 ‘질샌더’와의 협업 이후 8년 만이다.◆캐시미어 등 소재에 주력
유니클로는 제품에 이어 매장도 콘셉트에 충실한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새로 문을 연 신사점은 계단 옆 좋은 자리에 ‘라이프웨어 라운지’를 구성하고 캐시미어 소재를 만져볼 수 있게 하는 등 차별화했다. 비싼 캐시미어 소재로 감싼 전등도 가져다 놓는 등 브랜드 철학을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가로수길 상권에 맞춰 1층은 협업제품으로, 지하 1층과 2층은 라이프웨어를 강조할 수 있는 주력상품을 배치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진이노베이션센터에서 개발한 데님을 비롯해 캐시미어 등 고품질 소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신사점을 비롯해 향후 문을 여는 매장에서도 콘셉트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소재를 강조한 마케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유니클로가 최근 임부복을 처음 선보인 것도 ‘평생 입는 옷’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태어날 때부터 노년층까지 두루 입을 수 있는 모든 옷과 잡화를 내놓겠다는 얘기다. 올여름엔 수영복도 내놨다. 유니클로는 다음달 유니클로 U 라인 신제품을 출시하고 협업 상품도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