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여야 대표, 만찬 직후 예정에 없던 '청와대 지하벙커'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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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제안 '이례적'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4당 대표는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2시간15분간 만찬 회동을 한 뒤 ‘지하벙커’로 불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로 이동했다. 청와대 지하에 있는 NSC 위기관리센터는 북한 도발 등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상황실이다.
녹색 넥타이 맨 문 대통령·안철수 '협치'?
여야 4당 대표는 오후 9시14분부터 9시35분까지 21분간 위기관리센터에 머물렀다. 위기관리센터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이상철 1차장이 여야 대표를 대상으로 최근 한반도 안보 상황에 관해 상세한 브리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NSC 위기관리센터로 안내한 것은 전례가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NSC 위기관리센터 방문은 사전에 예정되지 않은 일정으로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공동발표문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 위기관리센터를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해서) 벙커를 둘러보고 위기관리센터장이 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회동이 잘 됐다는 것을 방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공식 일정이 끝난 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박완주 민주당 대변인,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 정양석 바른정당 원내수석부대표,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 등 여야 4당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었다. 여야 정당이 국회나 당사가 아니라 춘추관에서 청와대 회동 결과를 발표한 것 역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상징색인 녹색 넥타이를 매 눈길을 끌었다. 김명수 대법원장 국회 인준안 통과 등에 협조한 데 감사를 표시하는 동시에 협치(協治)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