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소설가 최옥정 씨 "인생 이모작 앞둔 '오춘기'…자신에 대한 글 써보세요"

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50세,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 살 날이 산 날만큼이나 많지만 슬슬 다니던 직장에서의 일을 마무리하고 ‘인생 이모작’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소설가 최옥정 씨(사진)가 50대를 위한 책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푸른영토)을 펴냈다. 최 작가는 3년간 전국 각지의 도서관과 인문학 아카데미에서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을 열고 50대에게 글 쓰는 방법을 가르쳤다.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왜 하필 50대를 위한 책일까.“마치 사춘기처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심리적,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50대를 많이 봐왔어요. 재출발하기 전 글쓰기를 통해 그동안의 인생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최 작가가 수업에서 권유하는 글쓰기 방식은 ‘자서전 쓰기’다. 글쓰기는 자기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이기 때문이다. 최 작가는 수업에서 ‘한 달 전의 나’ ‘내 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때’ ‘3년 후의 나’ ‘나의 방’ 등 다양한 주제를 던져준다.

그가 사람들에게 자서전을 써보라고 하는 이유는 ‘인생을 되돌아보고 자신과 화해하는 법’을 배우길 바라기 때문이다. “평생을 열심히 일한 5060세대는 ‘번아웃 증상’을 호소해요. 탈진의 증상은 분노로 많이 나타나죠. ‘지금껏 노력해왔는데, 왜 이렇게밖에 대접받지 못할까?’라는 생각 때문에요.”

그러나 자신의 인생을 논리적으로 글로 옮기다 보면 대부분 사람은 “나,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에 접어든다고 한다. “사회에선 아주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더라도 열심히 살아온 내 인생의 족적을 글로 확인하면서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는 거죠. 자신에 대한 너그러움은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또 다른 힘이 됩니다.”

50대가 글을 쓸 때 가장 넘기 어려운 건 ‘나에 대한 글을 쓰는 건 부담스럽고 어렵다’는 저항감이다. “대부분 처음엔 A4 한 장 채우는 것도 부담스러워 해요. 그런데 그냥 시작하는 거예요. 뭐든지 일단 시작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글을 쓰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최 작가가 건네는 조언은 ‘매일 읽고, 매일 쓰라’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어려운 조언이다. “글 쓰는 동안 독서를 하면 ‘이 작가는 이 감정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면서 정독하게 돼 큰 도움이 돼요. 매일 쓰라는 건 그만큼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글쓰기에 임하라는 의미입니다. 글로 과거를 정리하고 현재와 미래를 계획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요.”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