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친환경 기술' 중국·유럽서 러브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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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배출 없는 HPPOSKC의 친환경 산화프로필렌(PO) 생산기술인 HPPO 공법이 중국·유럽·중동 등 해외 글로벌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 규제 등으로 친환경 공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해외 5곳 "공법 도입하고 싶다"
공장운영 등 신규사업 진출 검토
2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SKC에 친환경 공법 도입을 위한 전략적 협력 요청 의사를 밝힌 기업은 5곳이다. 이들 업체는 PO 생산시설을 증설하거나 신규로 PO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이다. SKC는 이미 중국 및 중동지역 업체와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유럽 업체와도 MOU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HPPO 공법은 과산화수소를 촉매로 PO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염소를 촉매로 사용해 고농도 폐수와 염소 부산물을 배출하는 염소법 공정과 달리 유해물질 배출이 전혀 없다. 생산 과정에서 PO와 물만 배출한다. PO는 자동차 내장재와 건축단열재에 쓰이는 폴리우레탄, 의약품과 화장품에 쓰이는 프로필렌글리콜(PG)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산업용 기초원료다.
특히 중국 PO 생산업체들이 HPPO 공법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최근 1년 새 세 번에 걸쳐 대대적인 환경 감사를 시행하고 있어서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염소법 방식으로 PO를 생산하는 업체에는 환경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 내 PO 설비 중 염소법 설비는 약 60%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중국 내 PO 생산 업체들이 시설 철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 업체는 지난 4월 8만t 규모 생산시설을 철거한 뒤 HPPO 등 친환경 공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HPPO 공법에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적용은 쉽지 않다. 공법 원천기술은 독일 에보닉사가 보유하고 있고, SKC가 2008년 세계 최초로 생산시설 상용화에 성공했다. 연간 생산량은 13만t 규모다. SKC 이외에 에보닉사로부터 HPPO 관련 공법을 도입한 곳이 있지만 이들 업체 가동률은 30% 이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PO 제조회사가 SKC와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통해 공장 운영 노하우를 얻고자 하는 이유다.SKC는 에보닉사와 함께 HPPO 공장운영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산화수소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HPPO 공정 주원료인 과산화수소 관련 사업에 진출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SKC로선 사업 영역을 확장해 추가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SKC 관계자는 “독일 에보닉사와 함께 PO 생산업체들의 제안을 살펴보고 사업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