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온라인서 한판 붙자"…이케아 "인터넷 판매 강화"

'유통 포식자' 아마존 섰거라!

월마트 "자사주 200억달러 매입…2018년 온라인 판매 40% 확대"
이케아, 타사 사이트에도 입점
유통업계 ‘포식자’로 떠오른 아마존에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와 미국 소매업체 월마트가 서로 다른 대응 전략을 내놨다.

토르비에른 뢰프 인터이케아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회사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케아 제품을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상 업체는 밝히지 않았으나 FT는 아마존(미국)이나 알리바바(중국) 등으로 예상했다.이케아는 그동안 소비자가 대형 매장을 방문해 싼값에 반제품 상태의 물건(플랫팩)을 사가서 집에서 직접 조립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썼다. 자사 홈페이지에서도 판매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우선이었다.

뢰프 CEO는 “우리는 빠르게 배워나가고 있다”며 “제3자의 판매망(플랫폼)에서도 우리 정체성을 유지하려 한다”고 했다. 이케아는 최근 온라인으로 임시직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회사 태스크래빗을 인수하고, 이케아 가구를 방 안에 배치했을 때 모습을 증강현실(AR)로 보여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계 강자인 월마트는 이날 온라인 시장을 놓고 아마존과의 대격돌을 예고했다. 2019년 1월 말 끝나는 회계연도의 온라인 판매가 4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월마트의 미국 내 온라인 판매는 지난 분기(5~7월)에만 60% 급증했다. 2019년 온·오프라인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3%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월마트는 아마존이 인수한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에 대응해 식료품의 온라인 배송을 강화하기로 했다. 2019년 1월까지 온라인으로 주문한 식료품을 배송할 수 있는 매장을 기존 900개에서 190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월마트는 또 ‘빠르고 쉬운 반품’을 강점으로 내세워 아마존에 대응하기로 했다. FT에 따르면 아마존은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 등을 앞두고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으로 산 물건을 반품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평균 5분에서 30초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월마트 앱에서 구매내역을 찾아 ‘반품’을 클릭하면 판매한 물건을 돌려받기 전이라도 환불해주는 방식이다. 샴푸나 화장품 등도 개봉 및 사용 여부를 따지지 않고 일단 돈을 돌려준다.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서 해당 앱의 코드를 스캔하고 반품을 위해 설치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시스템)을 통해 물건을 돌려주면 된다.애널리스트들은 통상 온라인 쇼핑의 반품률을 15~30%로 본다. 오프라인 쇼핑(10% 미만)보다 높다. 소비자에게 반품을 신청하고 며칠씩 기다리지 않아도 쉽게 환불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면 승산이 있다는 게 월마트의 계산이다.

월마트는 아마존에 대한 반격 카드로 ‘자사주 매입’도 꺼내들었다. 월마트는 10일 2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시장에서 되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 소식에 월마트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2.1%까지 치솟았다. 이번 자사주 매입 계획은 2015년 승인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것으로, 향후 2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