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 해외로"… 패션브랜드들 글로벌시장 공략 속도낸다

시스템·준지·헤지스·지컷, 중국에서 유럽·미국으로 진출 지역 확대

패션업체들이 내수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세련된 디자인과 고급 소재, 한류 인기 등을 바탕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패션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 등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기업 한섬은 올해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초 남녀 캐주얼 브랜드인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를 통해 중국 패션시장에 진출했다.시스템옴므는 중국 항저우 다샤 백화점에 첫 매장을 오픈했고, 시스템은 중국 대표 백화점인 베이징SKP 백화점에서 문을 열었다.

두 브랜드는 항저우 초대형 쇼핑몰인 '항주캐리센터' 1층에도 지방시·발렌티노 등 명품브랜드, COS·마시모두띠 등 유명 SPA(제조·유통일괄형)브랜드와 함께 복합 매장 형태로 입점했다.

한섬은 중국에서 국내와 마찬가지로 고급화 전략을 추진, 상품력으로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시스템옴므와 시스템은 프랑스 대표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에 나란히 입점하며 유럽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시스템옴므는 올해 2월 국내 토종 브랜드 최초로 라파예트에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한섬 관계자는 "시스템옴므와 시스템을 'K패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한섬의 잡화 브랜드 덱케도 올해 영국 런던패션위크에서 잇따라 패션쇼를 열었다.

패션쇼에 선보인 제품을 대상으로 런던패션위크가 열리는 '더 스토어 스튜디오스'에서 덱케 쇼룸도 운영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쇼룸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이탈리아·영국·일본 등 5개국의 편집숍과 계약을 했다"며 "국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및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명 편집매장 입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LF패션의 헤지스는 2007년 말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매해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듭하며 올해 6월 기준 270여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헤지스는 2013년 국내 패션 브랜드 중 최초로 대만 시장에 진출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는 국내 트레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최초로 세계 패션 트렌드의 진원지인 프랑스 파리의 유명 편집숍 '꼴레뜨'에 입점했다.

헤지스는 지난달 파리 마레지구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고 내년 1월 1일까지 프랑스의 유명 아트 디렉터 람단 투아미와 협업한 제품을 판매한다.

헤지스는 앞으로 세계 각국의 저명한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키울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준지는 지난달 홍콩의 최대 패션박람회 '센터스테이지'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돼 패션쇼를 진행했다.

지난해 1월 세계 남성복 최대 박람회인 이태리 '삐띠워모'에 초청받은 데 이어 아시아 패션시장의 플랫폼인 '센터스테이지'에서 컬렉션을 선보여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고 준지는 밝혔다.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도 9월 뉴욕 맨해튼에서 2018년 봄·여름 시즌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프레젠테이션에는 세계 주요 백화점과 온라인몰의 바이어와 유명 패션 관련 잡지의 디렉터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9월 뉴욕에 처음 입성한 구호는 뉴욕의 유명 백화점 버그도프굿맨, 홍콩의 럭셔리 백화점 레인크로포드, 컨템포러리 온라인 편집숍 쎈스 등에 입점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관계자는 "준지와 구호 등 한국 대표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지속해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전개하는 패션브랜드 보브와 지컷, 비디비치 등은 현재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보브는 2011년 중국에 진출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에 지컷 1호점을 오픈했다.

보브는 현재 중국 내 4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3개점을 추가해 연말까지 총 51개 매장에서 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지컷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북경 SKP백화점에 9번째 매장을 오픈하며 중국 내 유통망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컷은 현재 중국에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매출 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브랜드를 통해 2020년에는 중국 매출 1천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패션연구소 관계자는 "성공적인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브랜드의 핵심 우위를 바탕으로 블루오션과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며 "온라인 사업뿐 아니라 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차별화되고 편리한 서비스로 경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