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네스코' 새 수장에 아줄레이 전 프랑스 문화장관

보코바 이어 유네스코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장

미국과 이스라엘의 잇따른 탈퇴 선언으로 곤경에 처한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새 수장에 여성인 오드리 아줄레이(45)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선출됐다.13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아줄레이 전 장관은 이날 열린 유네스코 이사회의 6차 결선 투표에서 카타르의 하마드 빈 압둘 알카와리 전 문화부 장관을 30대 28, 두 표차로 제쳤다.

아줄레이는 내달 10일 195개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모두 참석하는 총회 투표에서 인준되면 이리나 보코바 현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유네스코의 새 사무총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아줄레이는 유네스코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사무총장으로, 그는 1961∼74년까지 총장을 역임했던 르네 마외 이후 프랑스인으로는 두 번째로 기구로 이끌게 됐다.유네스코의 첫 여성 수장은 현 보코바 사무총장이다.

유대인인 아줄레이의 아버지는 모로코 출신으로, 그는 모로코 왕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자문역이었다.

이런 연유로 아줄레이도 아랍 지역에 연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유네스코의 최대 후원국이었던 미국과 이스라엘이 사무총장 투표에 앞서 기구를 탈퇴한 만큼 아줄레이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줄레이도 선거 승리 후 한 연설에서 유네스코의 문제에 대한 대응은 오직 개혁뿐이라며 이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11일 성명을 통해 내년 말을 기점으로 유네스코를 탈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미 국무부는 "이번 결정은 가볍게 내려진 것이 아니며, 유네스코의 체납금 증가, 유네스코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며 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네스코 탈퇴 결정을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 이스라엘도 유네스코를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분담금의 22%를 차지하는 미국의 탈퇴 선언에 대해 보코바 사무총장은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싸움에서 교육과 문화교류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미국이 이 문제를 주도하는 우리 기구를 탈퇴하는 것은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보코바 사무총장은 지난 8년간 유네스코를 이끌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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