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 같이 산 코스닥 4총사, 믿어도 될까

사진=한경 DB
코스닥지수가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랠리를 이어가면서 양대 수급 주체가 함께 담은 종목 주가가 우상향 추세를 나타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급 외에도 기업 실적을 함께 검토해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코스닥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조66억원, 130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특히 기관은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3451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일일 순매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는 이날까지 6일 연속 상승하며 약 2년4개월 만에 장중 770선을 돌파했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매수한 코스닥 종목은 주가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한경닷컴>이 최근 일주일간 기관·외국인 코스닥시장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을 비교한 결과 신라젠, 파라다이스, 바이로메드, 코미코 등 4개 종목이 공통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곳은 신라젠이었다. 이 종목 주식을 기관은 1474억8000만원, 외국인은 552억3000만원어치 사들였다. 해당기간 주가도 24% 뛰었다.이와 함께 바이로메드(21%)도 20% 넘게 상승했고, 파라다이스와 코미코도 각각 14%, 8% 올랐다.

코미코를 제외한 3개 종목의 공통점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 기대감이 투자매력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신라젠은 3분기 9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면역항암제 '펙사벡' 상용화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라젠의 경우 전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으로 편입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거세졌다. 바이로메드는 2005년 상장 이후 10년 넘게 실적이 지지부진하다. 올 3분기에도 9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 치료제 'VM202'가 미국에서 임상 3상에 들어가며 신약 허가 기대감이 고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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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회복 수혜주인 파라다이스는 내년 실적 전망이 밝다. 올해 100억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7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감소했다.

반면 올해 상장한 새내기주 코미코는 3분기 깜짝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5% 급증한 8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부품회사인 코미코는 반도체 산업 호황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률이 2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수급 외에도 기업의 실적에 유의해 투자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최소 연말,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닥지수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현 시점에서는 실적 성장세가 뚜렷한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코스닥지수 상승 랠리에서 나타난 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최소 850선까지 오를 것"이라며 "내년 영업이익이나 매출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형 성장주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수급 호재만 따라가기에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점도 부담이다. 신라젠은 올 들어 주가가 570% 넘게 급등하면서 공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파라다이스 주가도 올 들어 113% 뛰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