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노인 얘기 아닌데… 나홀로 청·중년들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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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이웃과 단절·취업난 등으로 고독사 늘어
청·중년 고독사 갈수록 늘어…사회안전망 노인층에 집중#1. 지난 5일 오후 4시 30분께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 A(57)씨가 숨져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A씨 시신은 안방 침대 위에서 부패한 상태였다.
경비원은 "일주일 전부터 형과 연락되지 않는다"는 A씨 동생을 부탁을 받고 집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 혼자 생활해 온 A씨는 장애 5급의 척추질환 등 여러 지병을 앓고 있었다.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에 의해 숨진 A씨가 뒤늦게 발견된 것으로 보고 있다.
#2. 같은 날 오전 11시 40분께 충북 청주시 청원구의 한 빌라에서는 혼자 살던 B(3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발견 당시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고,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부인과 이혼한 B씨는 홀로 살며 중국집 배달 일 등을 전전했고,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최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처럼 외부와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맞이하는 죽음을 '고독사'라 한다.
과거 고독사는 홀로 사는 노인들의 문제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사회변화로 1인 가구가 늘고 이웃과의 단절이 심화하면서 고독사하는 연령층이 점차 확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고독사 발생 비중이 40∼50대 중년층에서 높게 나타나는가 하면, 20∼30대 청년층도 잠재적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될 정도다.
대부분 홀로 사는 노인에게 집중된 고독사 예방대책을 정부 차원에서 전 연령층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고독사 실태를 알 수 있는 국가통계는 없다.
'시신을 인수할 가족이나 지인이 없는 죽음'을 말하는 무연고사 통계가 그나마 고독사 현황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된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 1천21명이던 무연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 1천833명으로 5년 새 80% 가까이 늘었다.
고독사로 추정되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수의 32%(579명)가 70세 이상 노인이다.
이어 50∼59세가 23%(420명)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고독사 추정 사례를 합치면 50대 비중이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여타 분석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최근 3개월간 부산에서는 모두 27명이 고독사했는데, 40∼50대 중년층 비율이 46%나 됐다고 부산시는 전했다.
서울시 복지재단이 2013년 서울에서 발생한 고독사 3천343건(확실 사례 162건+의심 사례 2천181건)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50대가 22.4%(524건)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60대(368건)나 70대(385건)보다 많다.
이 분석 결과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20∼30대 청년층 비율도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다.
20대 102명, 30대 226명으로 둘이 합쳐 14%나 된다.
고독사가 늘어나는 데는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이 크다.
2010년 414만2천165가구였던 전국의 1인 가구 수는 지난해 현재 539만7천615명으로 125만5천450명이나 늘었다.
특히 예나 지금이나 1인 가구 수는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30대이고, 50대는 59만721가구에서 91만1천859가구로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홀로 살다 보니 고독사 위험이 큰 건 당연하다.
여기에 중년층의 조기 퇴직·이혼·건강문제, 청년층의 취업난 등이 사회적 고립을 불러와 이들을 새로운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하게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한국노인상담센터장 이호선 박사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쉽게 노출될수록 심리적 좌절과 사회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노년층의 경우 예전부터 가정 방문이나 정부 지원 등의 시스템으로 관리해오고 있지만, 이외 연령층은 관심밖에 있어 예방책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청·중년 고독사 갈수록 늘어…사회안전망 노인층에 집중#1. 지난 5일 오후 4시 30분께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 A(57)씨가 숨져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A씨 시신은 안방 침대 위에서 부패한 상태였다.
경비원은 "일주일 전부터 형과 연락되지 않는다"는 A씨 동생을 부탁을 받고 집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 혼자 생활해 온 A씨는 장애 5급의 척추질환 등 여러 지병을 앓고 있었다.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에 의해 숨진 A씨가 뒤늦게 발견된 것으로 보고 있다.
#2. 같은 날 오전 11시 40분께 충북 청주시 청원구의 한 빌라에서는 혼자 살던 B(3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발견 당시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고,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부인과 이혼한 B씨는 홀로 살며 중국집 배달 일 등을 전전했고,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최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처럼 외부와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맞이하는 죽음을 '고독사'라 한다.
과거 고독사는 홀로 사는 노인들의 문제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사회변화로 1인 가구가 늘고 이웃과의 단절이 심화하면서 고독사하는 연령층이 점차 확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고독사 발생 비중이 40∼50대 중년층에서 높게 나타나는가 하면, 20∼30대 청년층도 잠재적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될 정도다.
대부분 홀로 사는 노인에게 집중된 고독사 예방대책을 정부 차원에서 전 연령층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고독사 실태를 알 수 있는 국가통계는 없다.
'시신을 인수할 가족이나 지인이 없는 죽음'을 말하는 무연고사 통계가 그나마 고독사 현황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된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 1천21명이던 무연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 1천833명으로 5년 새 80% 가까이 늘었다.
고독사로 추정되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수의 32%(579명)가 70세 이상 노인이다.
이어 50∼59세가 23%(420명)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고독사 추정 사례를 합치면 50대 비중이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여타 분석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최근 3개월간 부산에서는 모두 27명이 고독사했는데, 40∼50대 중년층 비율이 46%나 됐다고 부산시는 전했다.
서울시 복지재단이 2013년 서울에서 발생한 고독사 3천343건(확실 사례 162건+의심 사례 2천181건)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50대가 22.4%(524건)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60대(368건)나 70대(385건)보다 많다.
이 분석 결과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20∼30대 청년층 비율도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다.
20대 102명, 30대 226명으로 둘이 합쳐 14%나 된다.
고독사가 늘어나는 데는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이 크다.
2010년 414만2천165가구였던 전국의 1인 가구 수는 지난해 현재 539만7천615명으로 125만5천450명이나 늘었다.
특히 예나 지금이나 1인 가구 수는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30대이고, 50대는 59만721가구에서 91만1천859가구로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홀로 살다 보니 고독사 위험이 큰 건 당연하다.
여기에 중년층의 조기 퇴직·이혼·건강문제, 청년층의 취업난 등이 사회적 고립을 불러와 이들을 새로운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하게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한국노인상담센터장 이호선 박사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쉽게 노출될수록 심리적 좌절과 사회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노년층의 경우 예전부터 가정 방문이나 정부 지원 등의 시스템으로 관리해오고 있지만, 이외 연령층은 관심밖에 있어 예방책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