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삼성전자,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와 실망 사이'

4분기 실적, 올해 실적 가늠자 될 듯
"업황 어려워도 삼성전자 다르다" 분석 제기
삼성전자 임원들, 잇달아 주식 장내 매수 나서
삼성전자가 오는 9일(내일) 지난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실적이 올해 삼성전자의 성장성을 예측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7년 실적이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4분기 실적에 대한 입장은 제각각이다. 이는 '반도체' 부문을 두고 전망이 엇갈린 탓이다.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반도체'라는 시장이 제대로 형성된 이후 '첫 1위'다. 예상대로의 1위였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왕좌를 지킬 것인지는 다음 관심사가 됐다. 4분기 실적이 왕좌를 지켜내는 '선언'이 될지, 매출만 늘어날 뿐 우려대로 속 빈 강정의 '신호'가 될지 여부다.

◆외국계 증권사가 제기한 '성장성 의문'…4분기 실적으로 해소될까

작년 이맘 때만해도 반도체 업계에서는 2017년을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의외의 호황을 맞으면서 '언제까지 갈 것인가'라는 불안감이 제기되기 시작한 게 하반기 무렵부터였다.이러한 업황에 대한 의문이 기업의 실적 전망으로 이어진 시기가 지난해 11월말부터다.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성장성에 의문을 던지면서 '4분기 실적'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오죽했으면 '모건스탠리 쇼크'라 불리며 하룻 만에 주가가 5% 넘게 빠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후에도 약세를 보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2월26일에는 241만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당시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목표주가를 280만원에 근접해진 모습이다.하지만 국내 증권사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입장이 견고하다. 지난해말에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거나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추가한 경우는 있었지만, 목표주가는 모두 300만원 이상이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은 66조8220억원, 영업이익은 15조89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5.2%, 72.4%씩 증가한다는 추정이다.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339만원이다. 목표주가의 최고가는 380만원이고 최저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310만원이다.

◆국내 증권사들 " 반도체 업황 주춤해도 삼성은 다를 것"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까닭은 '삼성은 다르다'라는 분석에서다. 반도체 업황이 작년보다 다소 내림세를 타거나 수익이 줄어들 순 있지만, 삼성만은 남다르게 뛰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보고서에서도 읽을 수 있다. IT시장조사기업 가트너가 최근 내놓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매출로 612억1500만 달러(약 65조1400억원)를 거둬 인텔을 제치고 1위가 됐다. 시장점유율로는 삼성전자(14.6%), 인텔(13.8%), SK하이닉스(6.3%) 등의 순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체 시장의 성장률과 삼성전자의 성장세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4197억 달러 규모에 달해 전년보다 22.2%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성장률은 52.6%로 인텔(6.7%), 퀄컴(10.7%), 브로드컴(17.1%)의 성장률을 훨씬 앞질렀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부터 메모리 산업의 모멘텀 둔화에 대한 경계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면서도 "삼성전자는 다른 메모리반도체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Sys, LSI)와 플렉시블 올레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부문의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목표주가를 35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조정하면서도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했다. 그는 "제한적인 공급증가 여력과 안정적인 서버/데이터센터 수요를 감안할 때, D램 수급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낸드(NAND) 상황도 우려할만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전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내부에서는 책임경영의 의지를 '장내 매수'로 보여주고 있다. 신임 부문장과 사업부장 등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김현석 CE부문장(사장)과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각각 자사주 1095주, 1000주를 26억9609만원, 24억2650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김기남 DS부문장(사장)도 지난해 12월말에 두 번 삼성전자 보통주 3500주(87억원)를 매입했고 CFO(최고재무책임자)에 오른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도 자사주 200주(4억9580만원)를 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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