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무단횡단 - 조재형(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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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무단횡단 - 조재형(1963~)
한적한 시골로 접어드니
속도를 낼 수 없다
나비와 새
노루와 고양이
고라니와 꿀벌들
난데없이 뛰어들곤 한다
이 땅은
본래 그들의 광장
표지판이 위반하고 있다시집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린다(포지션) 中
문명은 속도를 늦추지 않지만, 한적한 시골은 속도를 낼 수 없게 합니다. 자동차의 속도는 자연 속 작은 생명들에게 폭력이 될 수 있으니까요. 문명인들이 인간만을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이지만 본래 이 땅은 나비와 새, 노루와 고양이, 고라니와 꿀벌들의 광장입니다. 인간은 그 작은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데 길에 인간만을 위한 표지판을 세우지요. 그래서 위반하고 있는 것은 난데없이 뛰어드는 작은 생명들이 아니라 표지판이라고 시인은 말하는 것입니다.
김민율 < 시인(2015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