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2조클럽' 넷마블, 기대감 컸나…증권사 목표가 줄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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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증권사 목표가·투자의견 하향넷마블게임즈가 지난해 사상 첫 2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증권가의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탓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은 넷마블의 이익 성장세가 약해졌다며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넷마블 투자의견 '중립' 증권사도 다수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2조4248억원, 영업이익 50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2.9% 늘었다.넷마블의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당초 2조클럽 가입이 확실했던 터라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신작 게임과 '리지니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의 북미·유럽 성적이 반영된 4분기에 주목하며 성적이 기대 이하라는 분석이 많다.
넷마블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21.5% 증가한 926억원, 매출은 33.0% 늘어난 615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인 영업이익 1271억원과 매출 6372억원은 밑돌았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레볼루션의 매출이 전분기보다 8.3% 감소했고, 이 게임의 북미·유럽 출시로 인해 마케팅비용이 18.2% 증가했다"며 "'테라M' 등 신작 성과도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분석했다.증권사들은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2만원에서 17만5000원으로, KB증권은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17만원까지 내려잡았다. IBK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기대 신작 출시가 늦춰지고 있고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신작 흥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진출에 따른 대규모 마케팅비 집행도 부담으로 꼽힌다.
넷마블은 전날 연례 기자간담회인 '제4회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를 통해 올해 게임 라인업 20종을 공개했지만 기대 신작들의 출시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형 기대작의 출시를 하반기로 예상하며 신작 모멘텀(상승동력)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근무환경 개선과 게임 완성도 향상 과정에서 주요 게임들의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세븐나이츠2' '이카루스M'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라인업의 출시는 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퍼블리셔(게임유통업체)로서 다수 지역에서 신규 게임 관련 마케팅비를 집행해야 하고, 자체 개발 게임이 아니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약점"이라며 "잇따른 신작 지연과 비용 증가 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향후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양한 지적재산권(IP) 기반의 게임 출시는 긍정적이지만, 레볼루션 수준의 '대박 게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한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신작 라인업과 플랫폼 확장은 긍정적이지만 현재 주가는 출시 예정인 주요 신작들의 성과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메가히트급 게임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시장의 기대를 이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은 연구원도 "올해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고, 경쟁 심화에 따른 신작 흥행 가능성은 하락하고 있다"며 "기대 신작들의 출시가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2분기말까지 주가의 단기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넷마블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97%(8000원) 내린 15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이하였던 데다 구체적인 신작 출시 일정이나 인수합병(M&A) 관련 소식이 없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