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북핵 동결 조건으로 협상 안돼"

홍준표 "문재인 정부, 대국민 사기쇼"
유승민 "한·미훈련 축소 안돼"
야당은 27일 정부가 북핵 동결을 조건으로 북한과 협상해선 안 된다며 강력한 대북 압박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측에 ‘핵동결→핵폐기’라는 2단계 비핵화 대화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정권은 김영철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북핵 동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을 내세워 북핵 문제를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안보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북핵 동결과 ICBM 개발 중단은 미국 입장에서도 당장 북핵 문제의 긴박성을 피해갈 수 있고, 문재인 정권 입장에선 북핵 폐기의 전 단계라고 강변하면서 대국민 사기쇼를 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위장 평화쇼”라고 비판했다. 또 “북핵을 이고 끊임없는 협박과 공갈 속에 살아야 하는 5000만 국민을 구하기 위해 국제사회 공조와 굳건한 한·미·일 동맹으로 북핵을 폐기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은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와 전진교에서 북한으로 돌아가는 김영철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대한 기습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은 사죄하고 돌아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대구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동결하는 조건으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 내지 축소하거나 대북 제재·압박을 약화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는 “우리의 목적은 북한의 핵 미사일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평화적으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통해서 문재인 정부는 한 치 흐트러짐이 없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