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에 분열되는 백악관…게리 콘 "철회 안되면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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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발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유럽연합(EU), 중국 등의 즉각적인 보복조치 움직임에 공화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통령이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 참모들의 사퇴설까지 계속되며 혼돈이 가중되고 있다.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사설에 따르면 이번 관세조치에 끝까지 반대했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통령 발표 전날인 지난달 28일 '만약 대통령이 관세조치를 고수한다면 자신은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콘 위원장의 동료와 지인을 인용해 이번 관세조치를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 혹은 반발의 의미로 그가 언제라도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콘 위원장과 다른 경제 보좌관들이 백악관의 철강 관세부과 발표에 '기습공격'을 당한 것처럼 느낀다는 게 복수의 백악관 참모진의 전언이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에서 열린 철강업계 간담회에서 모든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번주 공식 서명 절차를 앞두고 있다.
미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 출신인 콘 위원장은 자유무역을 선호하는 글로벌리스트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노선이 달라 최근 계속 사임설에 시달렸지만 단 한가지 이유, 즉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조치로 글로벌 무역전쟁이 촉발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백악관에 남아있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콘 위원장은 미 상무부가 제시한 여러 관세부과 옵션 가운데 '선별적 관세 부과안'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았지만 '일괄적이고 광범위한' 관세에 대해서는 무역전쟁 촉발 우려를 들어 반대했다.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 결정을 발표하기 하루 전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 회의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오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BC방송은 이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를 인용해 콘 위원장이 관세부과에 반대하면서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가격 상승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콘 위원장에게 발언권을 준 뒤 "그것은 치러야 할 작은 비용에 불과하다"며 가격상승 우려가 크지 않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회의장에는 '보호주의 진영'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비롯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돈 맥갠 백악관 법률 고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고문 등이 참석했다.
폴리티코는 당시 콘 위원장과 뜻을 같이하는 참모진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느라 '미친 24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절차상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에 대해서는 4월11일까지, 알루미늄은 4월19일까지 최종 관세부과 조치를 결정하게 돼 있었다.
콘 위원장 등 참모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이 기간 충분한 숙고를 거쳐 관세부과로 나타날 수 있는 외교적·경제적 파장을 살펴보길 바랐지만 예상을 깬 갑작스러운 발표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매주 정례 회의를 주관하며 무역 정책을 실무 조율해오다 '가정 폭력'으로 불명예한 퇴진한 롭 포터 전 백악관 비서관의 부재도 콘 위원장 진영의 '패배'에 영향을 끼쳤다.
한 때 트럼프 대선 캠프 고문을 맡은 스티븐 무어는 이번 관세부과 결정을 비판하는 한편 "콘 위원장이 좋은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관세부과가) 수정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콘 위원장이 당장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는 다른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외부 경제학자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유무역·공개시장의 이점에 관해 설명하는 등 끝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발표에서 세부적인 안을 내놓지는 않은 만큼, 콘 위원장은 관세부과를 아예 막지는 못하더라도 할 수 있는 범위를 좁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역시 콘 위원장의 교체설을 일축했다.한편, 콘 위원장의 사임설이 대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대인인 그는 지난해에도 샬러츠빌 사태 등 트럼프 정부가 신나치와 백인우월주의 논란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자 크게 실망한 뒤 거취를 고민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유럽연합(EU), 중국 등의 즉각적인 보복조치 움직임에 공화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통령이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 참모들의 사퇴설까지 계속되며 혼돈이 가중되고 있다.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사설에 따르면 이번 관세조치에 끝까지 반대했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통령 발표 전날인 지난달 28일 '만약 대통령이 관세조치를 고수한다면 자신은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콘 위원장의 동료와 지인을 인용해 이번 관세조치를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 혹은 반발의 의미로 그가 언제라도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콘 위원장과 다른 경제 보좌관들이 백악관의 철강 관세부과 발표에 '기습공격'을 당한 것처럼 느낀다는 게 복수의 백악관 참모진의 전언이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에서 열린 철강업계 간담회에서 모든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번주 공식 서명 절차를 앞두고 있다.
미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 출신인 콘 위원장은 자유무역을 선호하는 글로벌리스트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노선이 달라 최근 계속 사임설에 시달렸지만 단 한가지 이유, 즉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조치로 글로벌 무역전쟁이 촉발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백악관에 남아있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콘 위원장은 미 상무부가 제시한 여러 관세부과 옵션 가운데 '선별적 관세 부과안'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았지만 '일괄적이고 광범위한' 관세에 대해서는 무역전쟁 촉발 우려를 들어 반대했다.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 결정을 발표하기 하루 전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 회의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오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BC방송은 이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를 인용해 콘 위원장이 관세부과에 반대하면서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가격 상승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콘 위원장에게 발언권을 준 뒤 "그것은 치러야 할 작은 비용에 불과하다"며 가격상승 우려가 크지 않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회의장에는 '보호주의 진영'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비롯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돈 맥갠 백악관 법률 고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고문 등이 참석했다.
폴리티코는 당시 콘 위원장과 뜻을 같이하는 참모진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느라 '미친 24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절차상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에 대해서는 4월11일까지, 알루미늄은 4월19일까지 최종 관세부과 조치를 결정하게 돼 있었다.
콘 위원장 등 참모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이 기간 충분한 숙고를 거쳐 관세부과로 나타날 수 있는 외교적·경제적 파장을 살펴보길 바랐지만 예상을 깬 갑작스러운 발표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매주 정례 회의를 주관하며 무역 정책을 실무 조율해오다 '가정 폭력'으로 불명예한 퇴진한 롭 포터 전 백악관 비서관의 부재도 콘 위원장 진영의 '패배'에 영향을 끼쳤다.
한 때 트럼프 대선 캠프 고문을 맡은 스티븐 무어는 이번 관세부과 결정을 비판하는 한편 "콘 위원장이 좋은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관세부과가) 수정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콘 위원장이 당장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는 다른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외부 경제학자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유무역·공개시장의 이점에 관해 설명하는 등 끝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발표에서 세부적인 안을 내놓지는 않은 만큼, 콘 위원장은 관세부과를 아예 막지는 못하더라도 할 수 있는 범위를 좁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역시 콘 위원장의 교체설을 일축했다.한편, 콘 위원장의 사임설이 대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대인인 그는 지난해에도 샬러츠빌 사태 등 트럼프 정부가 신나치와 백인우월주의 논란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자 크게 실망한 뒤 거취를 고민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