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도시에서 태어난 새로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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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한 사람이 굽은 복도를 따라 걸어간다. 여인의 왼쪽엔 짙은 색의 벽돌 기둥이 늘어섰고, 오른쪽엔 건물 외벽의 흰 구조물이 펼쳐져 있다. 기둥에 박힌 하얀 조명들은 원근감을 느끼게 해준다. 독일 사진가 카이 치엘의 사진인데 흑과 백, 직선과 곡선과 점이 조화를 이뤄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치엘은 도시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담아온 ‘도시 사진가’다. 그런데 일반적 도회지 풍경은 찍지 않는다. 건축물, 교량, 철도, 도로 등 도시 구조물을 작가의 시각으로 재구성해 사진으로 담았다. 도시 구성원들을 작가의 프레임 안으로 끌어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다. 치엘의 작품엔 대개 한 명의 인물이 등장해 쓸쓸한 분위기를 띤다. 도시의 본질인 차가움과 고독을 표현한 것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