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 벌써 1만대… 年판매 1위 노린다

신형 싼타페 '돌풍'

3월 한달 간 전체 판매량
1만5000대 육박 전망
SUV 차량 중 역대 최고

그랜저·쏘나타 제치고 연간 내수판매 1위 '청신호'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가 이달 들어 1만 대 넘게 팔린 것으로 26일 집계됐다. 3월 한 달간 전체 판매량은 1만5000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국 시장에서 특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월 1만5000대 이상 팔린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업계에서는 싼타페가 SUV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싼타페 돌풍은 출시 전부터 예고됐다.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달 7일에만 8192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SUV 차량 중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달 21일 공식 출시된 이후에도 인기는 이어졌다. 지난달 싼타페는 총 4141대(구형 포함) 팔렸다. 1월 구형 싼타페 판매량(2957대)보다 40.0% 늘어난 규모다.
이달 들어서는 1만 대를 넘어섰다. 월 판매량 1만 대는 한국 자동차업계에서 ‘대박’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한국에서 한 번이라도 월 1만 대 이상 판매한 승용차는 현대차 그랜저가 유일하다. 그나마 올 들어서는 그랜저 판매량도 1만 대 아래로 떨어졌다. 싼타페를 포함한 SUV 차량이 한 달에 1만 대 이상 판매된 적은 역사상 세 번(싼타페 2번, 쏘렌토 1번)밖에 없다.

싼타페는 이달 내수판매 1위 자리도 차지할 전망이다. 이달 23일 기준으로 싼타페는 지난달 1위인 그랜저를 여유있게 따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랜저는 2016년 12월부터 15개월 연속 내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싼타페가 내수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신형 싼타페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로는 △넓어진 내부 공간 △다양한 안전기능 장착 △SUV 선호현상 등이 꼽힌다.

‘SUV 강세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과거 세단을 선택한 소비자도 점점 SUV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SUV의 단점인 불편한 승차감, 소음과 진동 등이 대부분 사라져 SUV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싼타페가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기아차의 중형 SUV 쏘렌토 판매량이 감소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만큼 SUV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다.자동차업계에서는 싼타페가 올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판매 1위를 놓고 다툴 유력 경쟁자인 그랜저와 쏘나타, 아반떼의 판매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판매량은 완전변경모델이 출시된 직후 급증하고, 그 이듬해부터 차츰 줄어든다. 현대차는 올해 그랜저와 쏘나타, 아반떼의 새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

지금까지 SUV가 내수 1위에 오른 적은 없다. 2000년 이후 그랜저와 쏘나타, 아반떼가 연간 1위 자리를 돌아가면서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에서도 싼타페가 이 정도로 많이 팔릴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며 “국내 SUV 시장이 더욱 커지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