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얼음덩어리 위에서 펼쳐진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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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있는 세계 최대 크기의 섬 그린란드. 국토의 약 85%가 얼음으로 덮여 있는 이곳의 해안가는 크고 작은 얼음덩어리들로 빼곡하다. 그 가운데 가장 크고 단단한 얼음덩어리 위에서 축구 경기가 한창이다. 선수는 노르웨이 해안경비대원들과 노르웨이 해양연구소 소속 과학자들. 나뭇조각을 디귿(ㄷ) 자로 짜 양쪽에 골대를 세운 뒤 빙상을 누비고 있다. 열두 명 중 두 명은 경기를 뛰지 않고 무장한 채로 얼음덩어리 가장자리에 각각 서 있다. 혹시 모를 북극곰의 습격을 대비해서다.
얼음 위에 소복이 쌓여 있던 눈송이들이 선수들의 날쌘 발놀림에 튀어올라 선수들 무르팍에 허옇게 붙었다. 녹색 그라운드 대신 흰 얼음덩어리 위에서 펼쳐지는 ‘빙상 축구’의 결과다. 추위에도 끄떡없는 유쾌한 삶이 내뿜는 에너지가 밝고 신선하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