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현대로보틱스 3대 주주 됐다

3540억에 주식 5.1% 매입
현대重 경영권 승계 '신호탄'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사진)이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분율(25.8%)보다 여전히 낮지만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사실상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와 KCC는 29일 정 부사장이 KCC가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주식 5.1%(83만1000주)를 3540억원에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이다. 정 부사장은 이번 지분 매입 대금 약 3500억원 가운데 3000억원을 부친 정몽준 이사장에게 증여받은 자금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3000억원에 대한 증여세는 법과 규정대로 모두 완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이 납부할 증여세는 1500억원에 이른다.업계에서는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만큼 보유주식이 97주에 불과하던 정 부사장이 지분을 5%까지 늘린 것은 그룹 경영권 승계와 연관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30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현대중공업지주로 바꾸는 등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로 그룹을 재편한다.

정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회사에 첫발을 들인 뒤 같은 해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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