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관측자료 모두 공개… '시민과학 프로젝트' 추진하겠다"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사진)은 4일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에 기록된 조선시대의 천문현상을 모두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이 수집한 관측 자료와 분석 소프트웨어를 공개해 국민과 함께 연구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 간담회에서 해외에선 인정받고 있지만 국내에선 소외돼온 고(古)천문학 기록을 정리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집단 지성 연구를 진흥하기 위해 이런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출신으로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연구 주제인 중력파 검출에 참여한 중력파 연구 분야 전문가다. 지난 1월 임기 3년의 천문연구원장에 선임됐다.이 원장은 “한국은 고려시대부터 서운관(천문대)을 열었고 조선시대엔 방대한 천문현상에 관한 기록을 남기는 등 독자적인 천문학 역사가 있다”며 “지금도 초신성 등 현대 천문 연구에 활용될 기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정작 해외에서만 이를 알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천문 연구 확산을 위해 일반인이 연구에 참여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참여한 시민단체는 1월 미국 천문학회에 정부 연구기관들이 놓친 새로운 행성계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원장은 “KVN 같은 대규모 관측시설이 장기간에 수집한 방대한 정보를 몇몇 천문학자가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과학자가 다루지 않는 자료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자신의 컴퓨터에서 분석하게 하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연구원 내에 천문전산융합센터를 신설할 방침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