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하는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 原電 기자재 업체와 동반 해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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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위해…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사진)은 ‘중소기업·한수원 동반성장 협의회’를 구축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협의회는 연구개발(R&D) 및 기술개발, 해외시장 개척, 경영개선 등 3개 분야에 대해 협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수원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방침을 강화하는 이유는 원전산업이 고품질의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발전소 안전운영을 위한 자재를 적기에 조달하기 위해선 중소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협력사 '상생 결제 시스템' 운영도
12년째 이어진 구매상담회
'中企 홍보의 장'으로 자리잡아
경주 지역 기업에 저리 자금 지원한수원은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업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경영혁신 종합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창업기’ 기업엔 일반산업계의 기본 품질체계인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자격’ 취득을 지원한다. ‘성장기’ 기업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영방식 등 ‘산업혁신운동’을 지원한다. ‘성숙기’ 기업을 위해서는 신규 설비 도입과 개발을 통해 제조공정을 개선하는 ‘공정혁신’ 지원을 한다. 지원금은 기업당 최대 8000만원이다.
또 한수원은 경북 경주로의 본사 이전을 계기로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경주 기업을 위해 ‘뉴앤클리어(New&Clear) 경주 동반성장기금’이라는 저리자금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기금 규모는 1400억원 수준이다. 일반신용대출보다 최대 2.0%포인트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준다.계약금액의 최대 80%까지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파워에너지론’과 ‘다함께 성장론’ 등도 협력업체들의 호응이 큰 제도다.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대출기금을 조성해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협력대출’은 1100억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2·3차 협력업체의 자금흐름 개선을 위해 ‘상생 결제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중소기업 해외 공동지사 설립
한수원은 원전 기자재를 제조하는 중소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도 맡고 있다. 원전 사업은 엄격한 품질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해외 진출을 하는 것은 어렵다.한수원은 기자재 수출 촉진을 위해 협력 중소기업 29개사와 공동으로 수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다. 주로 생산제품 판로확보를 위한 시장조사와 해외 공동지사 설립, 인허가 취득지원, 수출 제반행정 지원 등을 한다. 2016년 1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2017년 11월엔 스페인에 중소기업 해외 공동지사를 설립했다. 이 지사들은 지난해 370만달러의 수출 성과를 거뒀다. 한수원 협력기업 2개사는 러시아 원자력 국영기업인 로사톰에 공급자로 등록되기도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갈수록 내수시장의 경쟁이 심해지기 때문에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전 기자재 업체들이 많다”며 “조선업 불경기로 사업다각화를 모색 중인 조선 기자재 분야 강소기업들도 신규 해외시장 개척을 밀착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품질시스템 구축지원 사업한수원이 올해로 12년째 시행하는 구매 상담회는 ‘중소기업 홍보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상담회는 원자력발전소 현장을 순회하며 열린다. 올해는 200여 개 중소기업이 다음달 11일 월성원자력본부를 시작으로 오는 6월까지 전 사업소를 순회한다. 이번 상담회에선 제품 전시와 구매상담, 동반성장사업 설명회 등이 진행된다.
신규 강소기업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품질시스템 구축지원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원자력 유자격 공급자 등록지원 사업과 원자력 품질인증 지원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공급자 등록은 기업당 최대 2000만원, 품질인증 취득은 기업당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한다. 협력R&D 과제엔 과제당 최대 1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 직원들의 직무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능률협회, 한국무역협회, 대한전기협회 등의 교육과정에는 80%의 교육비를 지원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