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690조원에 달한 지난해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금액

최근에는 잇따른 가격 폭락으로 사회적 관심이 크게 줄긴 했습니다만 지난해와 올해 초 한국 뿐 아니라 일본도 가상화폐 문제로 사회가 크게 들썩였습니다. 일본 정부의 가상화폐 제도권화 방침으로 일본 내에서 가상화폐 사용과 투자가 크게 늘었던 영향이 컸던 것입니다. 그 결과, 지난해 일본 내 가상화폐 거래규모가 무려 69조엔(약 686조7700억 원)에 달했다는 분석입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가상화폐교환협회 분석 결과, 2017년 일본에서의 가상화폐 거래 규모는 약 69조 엔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만에 거래규모가 20배로 급팽창한 것입니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한국의 유가증권시장에 해당) 연간 거래액의 10%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합니다. 2014년에 비해선 무려 2만6000배나 거래규모가 늘었습니다.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물거래는 전체의 20% 정도에 불과하고 80%는 보유금액의 몇 배를 거래하는 것이 가능한 증거금거래와 선물거래였다는 설명입니다. 일본 역시 투기적 목적의 거래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거래된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거래계약의 77%는 10만 엔 미만의 소액거래였습니다. 95%도 100만 엔 이하 거래였습니다.

일본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한 고객은 총 364만2000명이라고 합니다. 고객 중 80%이상이 20~40대였다는 소식입니다. 10대도 1만5000명가량 거래에 참여했다고 합니다.최근 들어 일본의 가상화폐 정책은 ‘양성’에서 ‘규제’로 방향을 튼 모습이 뚜렷합니다. 눈에 띄는 점은 정책방향 전환의 근거에는 정확한 실태조사와 데이터 분석이 있다는 점입니다. 가상화폐 정책을 둘러싼 일본 사회의 모습에서도 ‘일본적’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