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증시서 소외되는 한국 증시…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신증권은 신흥국 증시와 한국 증시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매크로 환경이 신흥국 내에서도 원자재 수출국에 유리한 반면 제조품 수출국에 불리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16일 분석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유가 강세로 브라질을 필두로 한 원자재 수출국이 기업 실적 전망이나 성과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되며 국제유가의 추가상승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박 연구원은 "주요 선진국들의 제조업 PMI 둔화 조짐이 제조품 수출국 증시에 부정적 변화라 할 수 있다"며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동력이 둔화되면서 제조품 수출국 증시 매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조품 수출국에 속하는 한국은 작년 여타 신흥국대비 높았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올해 큰 폭으로 둔화될 전망이라며 동시에 실적 전망 하향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신흥국 내에서도 열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과 6월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은 유동성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박 연구원은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중국 시장으로 유입될뿐만 아니라 액티브 자금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시진핑 주석은 올해 상반기까지 선강퉁과 후강퉁에서 외국인의 투자 한도를 최대 4배로 확대시키고 금융기관들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을 폐지함으로써 중국 본토주식 거래를 활성화시키려 한다며 이러한 조치는 예정돼 있던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에 더해 외국인 투자를 가속화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MSCI 신흥지수 내에서 한국비중 감소로 인해 예상되는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유출 규모는 약 6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금융시장 접근이 용이해진다면 신흥국 내에서 성장성 매력이 낮은 한국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유입을 주도했던 미국계 자금이 2월 들어 이탈한 점도 국내 증시에 대한 시각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