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리 "할 일 조금 남았다"…송환 일정·방식 등 세부조율 가능성 백악관·국무부 "지금은 확인 못해줘"…北 동향엔 긍정적 평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에 대한 석방이 임박했다는 미국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미국 행정부는 확인을 삼가고 있다.일단 석방을 준비중인 듯한 북한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사안의 민감성과 추가 세부협상의 필요성을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현재로써는 북한 억류자 3명에 대한 어떠한 보도도 타당한지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만약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과의 회담을 앞두고 이들을 석방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이를 선의의 신호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등 한국계 미국인 3명이 북한에 억류돼 노동교화형을 치르고 있다가 전날 호텔로 이송돼 석방 수순을 밟고 있다는 언론보도에 대한 공식 논평이다.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법무팀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억류자 석방이 북한과 합의된 사안이라고까지 밝혔다.
그럼에도 백악관뿐만 아니라 국무부 또한 억류자 석방에 대한 확인을 유보하고 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가 억류자 사안을 꽤 오래 계속 다뤄온 것은 분명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런 보도들이 타당한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우리는 우리 미국 시민들의 귀국을 보고 싶고 그들이 최대한 빨리 돌아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미국 정부가 석방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외면하는 까닭을 두고는 이를 둘러싼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억류자 3명의 석방에 대한 어떤 합의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한 관리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억류자 석방과 관련해 "아직 할 일이 조금 남아있다"고 비슷한 취지의 설명을 내놓았다.폭스뉴스는 이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줄리아니 전 시장이 북한 현지에서 일어나는 사안에 대해 너무 앞서나갔다고 보도했다.
석방 합의나 구체적 송환 일정, 방식에 대한 확인은 없으나 석방이 북미정상회담 전후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은 지배적이다.
실제로 북한은 과거에도 억류자 석방을 북미대화를 끌어내기 위한 마중물로 적극 활용한 사례가 많았다.
이번에도 억류자 3명의 석방 여부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변수로 거론돼왔다.
억류자 석방이 회담에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억류자 석방을 계속 주시해달라고 전날 트위터를 통해 직접 주문할 정도로 이 사안에 공을 들이고 있다.
AFP통신은 "억류자가 석방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승리가 될 것"이라며 "외교적 황야에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아무것도 받지 않고 길을 터준다는 시각을 털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설했다.
억류자들을 송환하는 방식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석방 자체를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극적인 이벤트를 준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판문점을 유력한 북미회담 장소 가운데 하나로 주목한 터라 북미회담 때 모종의 송환 이벤트가 있을 수 있다는 추측도 자연스럽게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