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만 하던' 간담회 확 바꾼 기업인 출신 中企 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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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게 토론할 수 있었고, 시간도 절약됐다. 전반적으로 효율과 성과가 높아진 것 같다.”

10일 서울 서초동 지방공기업평가원에서 열린 수도권 중소기업 규제·애로 간담회에 참석한 한 중소기업 대표의 말이다. 그는 “간담회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이날 간담회는 중소기업옴부즈만이 주관했다.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들로부터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안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간담회는 정기적으로 열린다. 이 행사뿐 아니라 다른 간담회도 과거에는 다 비슷한 형식이었다.

기업들이 순서대로 문제점을 발표한다. 옴부즈만이나 정부 측 참석자들은 이를 듣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거나 답을 한다. 참석자들은 다른 기업이 제기한, 관심 없는 분야의 규제·애로에 대해서도 논의가 끝날 때까지 듣는 척하며 기다려야 했다. 시간 낭비란 지적이 많았다.

지난 2월 말 취임한 박주봉 신임 중소기업옴부즈만(사진)은 이런 지적을 반영해 간담회 방식을 바꿨다. 중소기업들이 공통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근로시간, 인력 등의 애로는 함께 듣고 논의했다. 이후 기업별로 다른 규제·애로에 대해선 관심 있는 참석자끼리 모여 심도 있게 토론할 수 있도록 했다.해당 분야 공무원과 전문가도 배치했다.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의 중앙부처 공무원은 물론 중소기업, 금융회사 직원과 신산업분야, 판로 등의 전문위원 등이 관련 그룹 토론에 참여해 구체적인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어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기업인들과 머리를 맞댔다.

박 옴부즈만은 “중소기업과 소통하는 데 있어 바쁜 중소기업인들의 입장에 서서 최소의 시간과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옴부즈만은 대주KC그룹 회장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