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무산에 한반도 주변국 "안타깝다"… 각론엔 온도차

中 "북미회담은 비핵화 추진에 중요"…日 "트럼프 판단 존중, 지지"
러시아, 6자회담 재개 필요성 거론·트럼프 책임 암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정상회담 무산 소식에 한반도 주변국들은 25일 안타까움과 함께 대화가 재개되길 바란다는 뜻을 표명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온도 차를 보였다.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역할을 강조하고 양측의 대화와 협상을 주문했고, 일본은 '실질적인 성과'를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북한과 미국뿐만 아니라 주변국이 참여하는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암시하면서 회담 무산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한반도의 대화 국면과 완화 추세는 얻기 힘든 것으로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가 소중한 역사적 기회에 직면해 있다"며 "북미 양측을 포함한 각국은 비핵화 추진을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고 노력했다"고 평가했다.그는 이어 "북미정상회담은 비핵화를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북미 양측이 최근에 거둔 적극적인 진전을 귀히 여기고 선의를 유지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대해 "유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북미정상회담은 일본인 납치문제와 핵·미사일 문제가 실질적으로 진전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러시아는 이 소식을 유감스럽게 받아들였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이것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쨌든 대화가 재개되고 계속되며 회담이 성사되길 바란다"며 "미국과 북한의 입장을 근접시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증명해 보인 이전의 메커니즘으로 복귀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고 말해 미국과 북한 외에 러시아, 한국, 중국, 일본이 모두 참여하는 6자회담 재개 필요성을 거론했다.이와 함께 "김정은은 사전에 약속한 것을 모두 이행했다.

핵실험장의 터널과 갱도도 파괴했다"며 "그 뒤에 우리는 미국 측의 회담 취소 소식을 들었다"고 회담 무산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돌리기도 했다.
북한은 백악관이 싱가포르 회담 취소를 발표한 지 약 8시간 30분 만에 담화를 내고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며 대화 메시지를 보냈다.

회담의 당사자인 미국은 이러한 북한의 입장 표명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등은 이날 북한의 담화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