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저축은행, 대표부터 말단 직원까지 '디지털 열공'… 모바일 플랫폼 '웰뱅'으로 인기몰이

저축은행 혁신 경쟁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가 지난 4월 모바일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 출시를 기념해 연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제공
웰컴저축은행은 전사적으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낼수록 더 많은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웰컴저축은행은 2014년 출범 때부터 각종 핀테크(금융기술)를 연구하면서 디지털화를 선도한다는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그 결과 저축은행 업계를 넘어 금융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높은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는 게 웰컴저축은행 측의 설명이다.웰컴저축은행은 디지털 분야에서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5년 저축은행 업계에서 최초로 풀뱅킹을 지원하는 스마트뱅킹 앱(응용프로그램) ‘웰컴스마트’를 선보였다. 지난해 ‘W브랜치’라는 태블릿 브랜치를 저축은행 업계에서 처음 선보였다. 머신러닝 신용평가시스템(CSS)도 개발했다.

이런 시도는 금융업권 간 경계가 약해지는 가운데 저축은행의 한계를 넘어 살아남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처음에 스마트뱅킹을 만들고 준비할 때만 해도 ‘저축은행이 왜 이런 서비스까지 해야 하느냐’는 반응이 많았다”며 “결과적으로는 당시 판단과 추진 전략이 모두 옳았다”고 말했다.

외부적인 시스템만 업그레이드한 게 아니다. 웰컴저축은행은 임직원의 디지털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꾸준히 힘쓰고 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핀테크, 디지털 마케팅, 빅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교육을 했다. 일명 ‘공부하는 금요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대표이사부터 주임까지 전사적으로 관련 준비를 해온 것이다.이런 노력의 결과물로 내놓은 모바일 플랫폼이 바로 ‘웰컴디지털뱅크(웰뱅)’다. 웰뱅은 웰컴저축은행이 지난 4월 ‘저축은행의 카카오뱅크’를 표방하며 내놓은 디지털뱅킹 앱이다. 이용 편의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300만원까지는 공인인증서 없이 사용자가 설정한 비밀번호 여섯 자리로 이체가 가능한 게 주요 특징이다.

웰뱅은 출범 50여 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5만 건, 가입자 12만 명을 넘어섰다. 간편이체 서비스 이용 횟수는 18만 건을 넘었고 이체 금액 규모는 1700억원을 돌파했다. 대형 저축은행으로 분류되는 자산 1조원 규모의 다른 저축은행 고객 수가 1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50여일 만에 대형 저축은행을 하나 세운 것과 동일한 규모의 고객을 유입한 것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웰뱅을 계기로 고객 저변이 한층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기존 ‘웰컴 스마트’의 하루평균 이용자는 6000명에 그친 데 반해 웰뱅의 하루평균 이용자는 1만400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고객 연령대가 낮아진 것도 특징이다. 기존에는 50대 이상이 주요 고객층이었지만 웰뱅은 20~30대의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시입출금, 자금이체 등 주거래 통장처럼 이용하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며 “그동안 정기예금 상품 위주로만 거래하던 고객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앞으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면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구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웰뱅에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 적용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처음으로 바코드 기반의 편의점 결제서비스를 선보이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스타트업과 상생하며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