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 매각 무산

건강기능식품 ‘레모나’로 잘 알려진 경남제약이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던 KMH아경그룹으로의 공개매각을 철회했다. 회사 경영과 관련해 주주들의 소송이 이어진 데다 내부 이해관계자 간 매각조건 합의에 실패해 계약을 철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남제약은 KMH아경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철회하고 공개매각 M&A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공개매각을 위한 M&A 공고를 냈고, 지난달 4일 KMH아경그룹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영숙 씨 등 일부 소액주주가 이사의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소송을 냈고, 회사 최대주주인 이희철 전 대표(지분율 12.9%)도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소송 등을 제기하면서 매각에 차질이 빚어졌다. 회사의 현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 중인 이 전 대표는 가처분소송의 법원 기각 결정에 불복해 지난달 22일 항고를 제기했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2대 주주인 에버솔루션, 소액주주모임 운영진 등을 만나 인수 관련 요구사항을 받은 뒤 KMH와 논의했다”며 “주주들의 요구사항과 KMH가 제시한 인수조건에 큰 차이가 있어 매각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 규모와 관련해 주주들은 이 전 대표를 압도할 만한 지분 인수를 원했지만 KMH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경남제약은 회계규정 위반 등으로 지난 3월2일부터 거래가 정지돼 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통해 오는 11월14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회사 측은 거래 재개를 위해 최대주주를 변경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매각 무산으로 거래재개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평가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주주 등 이해당사자들이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신규 투자자가 나타나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