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국가가 최우선"… 트럼프 '충견' 코언도 등돌리나

연방검찰 수사에 코너몰린 트럼프 前변호인 ABC인터뷰서 토로
러시아접촉·포르노스타에 '입막음용' 13만달러 준 '키맨'
"(트럼프가 아니라) 아내와 딸, 아들이 내가 가장 충실해야 할 대상이다.나는 가족과 국가를 최우선에 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개인 변호인이자 '해결사' '충견'으로 불려온 마이클 코언이 '러시아 스캔들' 등과 관련한 연방검찰 수사의 칼끝이 자신의 목을 겨누자 '주군'에게 등을 돌리고 검찰수사에 전격 협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미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6년 트럼프와 첫 인연을 맺은 뒤 최근까지 사업 파트너이자 트럼프그룹 등의 법률 및 정치고문 역할을 해온 '막후 실세' 코언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가족과 국가를 우선시하는 행보를 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이는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을 배신하고,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및 트럼프캠프와의 공모를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에 협조할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코언은 2016년 대선당시 러시아측과의 접촉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추문을 둘러싼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인물이어서 그의 심경 변화는 파장을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언은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와의 성관계를 주장하는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이 밝혀져 코너에 몰려있는 상태다.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합의금 지급은 물론 돈의 출처도 모른다고 부인하고 있다.

연방검찰은 이 돈의 출처가 러시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코언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석 달 전 연방수사국(FBI)이 자신의 뉴욕 사무실과 호텔 방을 급습해 상자 10개분의 문건과 컴퓨터 드라이브 등 자료를 싹쓸이해 연방검찰에 넘긴 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FBI는 압수수색 당시 대니얼스에게 준 입막음 합의금과 관련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뒤진 것으로 전해졌다.

코언은 이날 인터뷰에서 "FBI의 급습으로 나와 가족은 정말 당황했다"고 토로하면서 "다만 FBI를 악마화하거나 비난하는 이들에게 동의하지 않는다.

수사요원들은 공손하고 예의 발랐으며 프로다웠다"고 말했다.

현재 코언은 은행 사기와 선거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아직 기소되지는 않았다.

그가 연방검찰의 수사에 협조할지도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코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과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재정위원회 위원을 그만둔 뒤 뉴욕에서 활동하는 구이 페트릴로 변호사를 고용해 연방검찰의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코언을 "좋은 사람"이라고 띄우며 그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전했다.하지만 AP통신은 "트럼프를 대신해 총을 맞겠다던 그가 백악관을 향해 '가족과 국가에 우선을 두겠다'고 함으로써 잠재적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