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댓글의혹' 밤샘 조사

특검, 티타임도 없고 브리핑도 생략

"압수수색서 유의미한 자료 나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에 마련된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김 지사는 출석에 앞서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을 본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9시27분께 서울 서초동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업무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지사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등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포토라인 앞에서는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특검’이 되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자신과 관련한 혐의는 모두 부인했다.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이 없느냐”, “지방선거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로 답했다. 간단한 답변을 끝낸 뒤 김 지사는 특검 관계자와 함께 곧장 9층 영상녹화 조사실로 향했다.

허 특검과의 티타임 등은 없었다. 통상 검찰이나 특검은 주요 피의자를 조사하기 전 수사 책임자와 피의자가 간단한 티타임을 갖는다. 피의자에게 수사 협조를 요청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관행적 절차다. 티타임 없이 조사에 즉각 들어간 것은 김 지사와 특검 모두 서로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이날 수사는 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특검 관계자는 김 지사 관사와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유의미한 자료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모르쇠’ 또는 ‘전면 부인’으로 일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그러나 김 지사의 ‘방패’도 만만치 않다. 김 지사는 동명의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을 필두로 5명의 변호인단을 꾸려 맞섰다. 이날 조사에서 가장 따져볼 문제는 김 지사가 댓글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 장소에 갔었는지 여부다.

김 지사 측은 2016년 11월 시연회 장소로 꼽히는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한 것은 맞지만 킹크랩의 존재는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