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매체 "리용호, 이란과 친선발전 의지표명"… '핵논의'는 미언급

북한 매체들이 10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이란 방문 내용을 보도하며 양측이 친선·협력관계를 여러 분야에서 더욱 확대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외무상 리용호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대표단이 7일부터 9일까지 이란이슬람공화국을 공식 방문했다"고 보도했다.리 외무상은 이란 방문 기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하산 로하니 대통령, 알리 라리자니 의회 의장도 만났다.

그러나 북한 매체는 지난 7일 밤 그의 테헤란 도착 사실을 보도한 뒤 면담 결과에 대해서는 침묵해왔다.

노동신문은 "의례방문과 회담에서 쌍방(북·이란)은 외교관계 설정 45돌이 되는 올해를 계기로 두 나라 사이의 친선 협조 관계를 여러 분야에서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갈 의지를 표명하였다"고 밝혔다.신문은 리 외무상이 지난 8일 로하니 대통령을 예방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따뜻한 인사'를 전한 사실도 소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에 깊은 사의를 표하고, 김 위원장에게 '충심으로 되는 인사'를 전할 것을 부탁하면서 김 위원장이 보다 큰 성과를 거두기를 축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은 양국의 '친선협조'에 초점을 맞췄을 뿐, 리 외무상과 이란 지도부가 대미 관계 및 핵 문제 등에 대해 긴밀한 의견을 교환한 사실은 이란 매체들과 달리 언급하지 않았다.리 외무상의 이번 방문은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체제안전 교환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이란은 미국의 '초강력' 제재를 다시금 받게 된 시점에 이뤄진 만큼 미국과의 관계 문제가 중요하게 거론됐다.

리 외무상은 북미회담 상황을 로하니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로하니 대통령은 제재 복원을 거론하며 "미국은 지금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의무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믿을 수 없고 신뢰가 낮은 나라로 인식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리 외무상은 라리자니 의장에게는 "우리는 미국과 협상에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핵화에 동의했지만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핵지식을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