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인생을 닮은 빌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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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촘촘히 들어선 고층 빌딩들이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다. 빌딩 숲을 찍은 평범한 사진 같지만, 자세히 보면 건물에 창이 없다. 사진가 박찬민 씨의 ‘도시’ 시리즈의 하나인데, 건물의 전체적인 형태와 색을 강조하기 위해서 창을 지우고 건물의 주된 색깔로 창이 있던 부분을 덧씌운 것이다. 빌딩들은 제각각 다른 이름을 갖고 있겠지만, 그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무채색의 콘크리트 더미들이 서로 경쟁하듯 하늘을 찌르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보니, 이 도시가 서울인지 뉴욕인지 홍콩인지 알아보기 어렵다. 그저 도시일 뿐이다.
사람의 성품이 옷차림에 드러나듯, 도시의 모습은 그 속에 거주하는 우리들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비슷한 꿈을 꾸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이 이렇게 무미건조한 것은 아닐까? (스페이스22 10월5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