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대화 기대 무산에 이란 리알화 사상 최저 폭락

한달새 달러 대비 환율 71% 폭등…"자고나면 월급 반으로 줄어"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유엔총회장에서 더욱 격화하면서 이란 리알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26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외환 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 대비 이란 리알화의 비공식 환율은 18만1천 리알까지 치솟았다.

달러 대비 리알화의 환율은 25일 오후 17만 리알이었으나 이날 하루에만 6% 상승했고, 지난 한 달간으로 치면 환율 상승 폭이 무려 71%에 이른다.

이란 리알화 가치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물가가 폭등하자 이란 정부 안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란 경제부패청산위원회 아미르 호자스테 위원장은 25일 "최근 몇 주간 물가가 40∼45%나 올랐다"며 "자고 나면 리알화로 받는 월급의 가치가 반으로 줄어드는 판인데 정부가 시급히 유동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리알화 가치 하락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 복원을 선언한 5월 초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제재는 8월 7일 1단계가 복원됐고, 11월 5일 이란산 원유·석유화학 제품 등을 제재하는 2단계가 부과된다.리알화 가치는 전날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폭락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유엔총회를 앞두고 양국 정상 또는 고위급이 북미 정상회담처럼 전격적으로 만날 '실낱같은' 기대가 감돌았으나 전날 두 대통령의 정면충돌로 이마저도 무산되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로하니 대통령과 당분간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고, 로하니 대통령 역시 이날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미국의 정상회담은 지금은 적절치 않다"고 거부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에 이란이 먼저 자신을 만나자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작년에도, 올해도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