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집값 약세에도…분양시장이 '불붙은' 이유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17 대 1
"실수요 반영" vs "침체 결과"
부산 주택시장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동래구 온천2구역에서 나온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조감도)가 1순위 당해 지역에서 높은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청약을 마감했다. 직장과 가까운 곳의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는 지난 1일 1순위 당해 지역 청약을 실시한 결과 130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만2468명이 청약해 평균 17.2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전용면적 84C㎡)은 178.25 대 1에 달했다.온천2구역을 재개발해 3853가구를 공급하는 이 사업은 가을 부산 분양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분양 전문가들은 부산 부동산시장 침체를 감안할 때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동래 더샵’은 평균 5.55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분양관계자는 “예상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는데도 전통 부촌 지역이라는 이미지와 ‘학세권’ 입지 덕분에 실수요자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에 달하고 확장비까지 별도로 내야 한다.

반론도 있다. 구만수 국토도시기술사사무소 대표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부산지역 청약 경쟁률이 300 대 1이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17 대 1은 침체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라며 “미계약 물량이 상당히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부산 집값은 공급 과잉으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9월18일 이후 1년 내내 떨어졌다. 월간 0.1~0.2%이던 낙폭은 올여름부터 커지면서 지난달엔 -0.48%를 기록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