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설정액 100조원 아래로… 3년8개월 만에 최저

한달반 새 40조 이탈…터키 불안 '불똥'에 계절 요인 맞물려

대표적인 단기 부동자금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이 약 3년 8개월 만의 최저치로 줄어들었다.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기준 MMF 설정액은 91조2천2779억원으로 2015년 1월 5일(87조1천476억원)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지난달 17일부터 7거래일 연속 자금이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연고점인 8월 8일의 131조9천496억원과 비교하면 약 한달 반 사이에 40조6천637천억원이 빠져나갔다.MMF 설정액은 지난달 20일 97조5천327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1월 2일(98조6천986억원)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MMF는 만기 1년 이내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기관과 법인 등의 투자자가 잠시 자금을 맡기는 데 주로 활용해 일반적으로 MMF 설정액 감소는 시장 불확실성이나 투자자의 불안 심리 완화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터키 금융불안에 따른 자금 이탈과 분기 말 기업 자금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8월 중순 터키발 금융위기 우려가 확산하고서 카타르국립은행(QNB)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투자한 MMF에서 기관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카타르국립은행이 터키 파이낸스뱅크를 자회사로 보유해 터키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크다는 우려에서다.이어 시기적으로 자금 수요가 큰 분기 말, 월말, 추석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MMF 순유출액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타르국립은행이 터키 자회사를 보유한 여파로 자금이 빠져나간 데 이어 9월 말에는 분기 말에 추석 연휴까지 붙어있어 기업 자금 수요가 몰렸다"며 "보통 월말에 빠져나간 자금은 월초에 다시 들어온다"고 전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도 "카타르국립은행 예금 관련 크레딧 이슈와 계절성이 결합됐다"며 "9월 국채 만기 금액과 이자가 커서 그쪽으로도 자금이 일부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