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삼계탕 中 수출 4년 만에 22배 증가…복병은 'AI'

"中 소비자, 한국 음식으로 알고는 있지만 효능 몰라…마케팅 필요"
우리나라 여름철 대표 보양식 삼계탕의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 10만 달러를 웃돌아 4년 전인 2013년보다 약 2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해 내다 판 삼계탕(HS 코드 1602.32.1010)은 10만339 달러, 중량으로는 2만1천859㎏에 달했다.

이는 2013년 4천576 달러·580㎏과 비교하면 액수로는 2천94%, 중량으로는 무려 3천668.8%나 껑충 뛴 수치다.

우리나라의 삼계탕 대중 수출액은 2013년 4천576 달러 이래 2014년 7만3천887 달러, 2015년 1만2천255 달러, 2016년 84만7천536 달러 등으로 급성장했다.중국에서 삼계탕 소비가 늘어나는 데는 1인 가구 '혼밥족'이 늘어나 간편식이 인기를 끌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보양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현재 중국에서 1인 가구 수가 무려 2억 명을 돌파해 2020년에는 현지 인구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그렇지 않아도 현지 식품업계에서는 저마다 혼밥족을 겨냥한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aT는 "이와 더불어 중국 젊은 세대는 건강 의식이 높아 보양식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1995년 이후 출생한 20대 가리키는 '지우우허우'(95後) 세대에서 인기 있는 5대 보양식품은 꿀, 구기자, 락트알부민, 보양 차, 효소"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삼계탕의 부재료로 구기자가 많이 쓰이는 만큼, 이를 강조해 마케팅한다면 젊은 층에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현지 여행사이트에서는 '한국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삼계탕을 소개하거나, 현지 매체에서 '한국인은 가장 더운 절기 때 삼계탕을 먹으며 더운 날씨에 지친 몸과 원기를 회복한다'고 소개하는 등 삼계탕은 한국의 대표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aT는 그러나 "중국 소비자들은 삼계탕을 한국 음식으로 알고는 있지만, 그 효능과 우수성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다"며 "'한국산'과 '홍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aT가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만, 사진만 보고서 즉시 구매할 의향은 없다"라거나 "건강과 맛을 고려했을 때 조리된 식품을 사기보다는 식당에서 직접 사 먹을 것"이라는 반응이 조사됐다.

한편, 삼계탕이 대륙 시장에 안착하는 데에 가장 큰 복병으로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지목됐다.

대중 삼계탕 수출이 2016년 84만 달러를 넘겼다가 지난해 10만 달러로 86.7%나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aT는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한국에서 AI가 발병해 삼계탕의 대중 수출이 전면 금지됐다"며 "이는 수출액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2016∼2017년 중국에서 AI(H7N9) 인체 감염 사례가 20건에 달해 현지 소비자의 가금류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늘어난 점도 걸림돌이다.aT는 "중국 정부는 해외 가금류의 수입 제한이나 생산규정 강화 등을 통해 AI에 대응하고는 있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