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내년 집값 숨은 변수"…서울 새전철 12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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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3단계 내달 개통…착공 9년 만서울시 도시철도·경전철 등 전철망 구축 사업이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다. 9호선 3단계 연장사업은 착공 9년 만에 다음달 개통한다. 10년째 지지부진하던 위례신사선은 지난달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사업성 부족, 예산 감소 등의 이유로 지연됐던 사업이다.
경전철 9곳 가시화…재정사업 전환도
◆9호선 3단계 다음달 완공9호선 3단계 연장 노선은 다음달 개통을 앞두고 있다. 2009년 12월 착공한 지 9년 만이다. 서울시 관계자 “영업 시운전 등 법적으로 충족해야 할 점검은 다 끝마쳤다”며 “도로 복구 및 내부 청소도 마무리돼 다음달 개통만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통 뒤 2009년 7월 개통한 1단계(개화역~신논현역)와 2015년 3월 개통한 2단계(신논현역~종합운동장역) 구간까지 포함해 총 39.2㎞, 39개 역이 연결된다. 급행열차를 타면 보훈병원에서 김포공항까지 소요 시간이 50분으로 줄어든다. 9호선은 강남권 출퇴근이 쉬워 황금노선으로 불린다. 9호선 4단계 구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의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지 두 달 만이다. 시는 내년 8월까지 용역을 마칠 계획이다. 이후 입찰방법 심의, 기본·실시 설계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간다. 이는 서울 강동구 보훈병원과 고덕 강일1지구 사이 3.8㎞ 구간을 4개 역으로 잇는 사업이다.
8호선 연장(별내선)과 5호선 연장(하남선) 사업은 공사가 한창이다. 별내선은 강동구 암사역과 경기 남양주시 별내읍을 잇는 12.9km 길이 철도다. 2015년 12월 첫 삽을 떴다. 10월 기준 공정률은 8%다. 2023년 9월 개통 예정이다. 별내선이 완공되면 별내에서 잠실까지 이동 시간이 27분으로 줄어든다.
하남선도 2014년 착공한 뒤 공사 중이다. 이는 5호선 상일동역에서 출발해 강일지구~하남시 미사지구~덕풍동~창우동을 지나는 노선이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들어설 첫 지하철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단계 구간(1·2·3공구)은 2019년께 완공하고 2단계 구간(4·5공구)은 2020년 개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9개 경전철 가시화
경전철 사업도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경전철 사업은 모두 9개 노선이다. 이중 신림선의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는 여의도와 서울대학교를 잇는 7.8km 길이 노선이다. 사업비 8050억원을 투입해 정거장 11개 소를 짓는다. 2015년 9월 착공했다. 공정률은 9월 기준 12%다. 서울시 관계자는 “9호선 샛강역, 2호선 신림역 등에서 환승이 가능해 2호선, 9호선의 혼잡도가 줄어들 것”이라며 “2022년 개통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강북 지역에 들어설 동북선은 지난 7월 실시협약을 마친 뒤 8월부터 실시 설계를 하고 있다. 왕십리역과 제기동역, 고려대역, 미아사거리역, 월계역, 하계역, 상계역 등을 지나는 노선이다. 개통 뒤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에서 왕십리역까지 출퇴근 시간은 46분에서 22분으로 단축된다. 상계역(4호선)에서 왕십리역(2·5호선)까지는 환승 없이 25분 만에 갈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는 4호선에서 2호선 환승으로 37분 정도(약 12분 단축) 걸린다. 서울시는 내년 착공해 2024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위례 주민의 숙원사업인 위례신사선은 지난달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사업이 추진된 지 10년 만이다. 사업비 1조4253억원을 투입해 정거장 11개를 짓는다. 개통 뒤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까지 이동시간은 1시간에서 20분 내외로 줄어든다.
사업성이 낮아 수년째 지연된 사업들은 재정사업으로 전환돼 재추진되고 있다. 위례선(트램)은 9월부터 사업재기획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사업성이 낮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LH는 위례선을 민간투자 사업에서 국가 재정사업으로 바꿔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비는 LH가, 운영비는 서울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르면 2021년께 착공해 2024년 8월 준공할 방침이다.
면목선(청량리~신내동), 우이신설연장선(우이동~방학동), 목동선(신월동~2호선 당산역), 난곡선(보라매공원~난향동) 등도 재정사업으로 재추진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7월 4개 도시철도(경전철)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2022년 착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계획보다 지연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들 12개 노선 중 당초 계획대로 추진된 사업은 하나도 없다. 사업성이 낮아 발목을 잡힌 경우가 잦다. 위례신사선은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처음 담겼으나 10년째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사업 주관사로 참여한 삼성물산은 2016년 10월 사업을 포기했다. 민간이 사업비용과 손익을 부담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는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4월 시작한 PIMAC 민자적격성 조사도 당초 7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10월로 늦어졌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민자적격성 조사 기간은 6개월 이내가 원칙이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해당 사업의 경제성이 낮으면 이를 높이기 위해 KDI가 노선 변경, 수요 재검토 등을 수차례하는 탓에 적격성 조사가 계획보다 늦어진다”고 설명했다. 위례선, 면목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등은 사업성이 낮아 민간사업자를 3년째 유치하지 못했다.
돌발 변수가 많다 보니 공사가 늦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8호선 연장 별내선은 서울 암사유적지 문화재 조사와 개발행위 허가 등의 문제로 1년 늦어졌다. 완공 예정시기는2022년에서 2023년 9월께로 미뤄졌다. 5호선 연장(서울 상일동~경기 하남) 사업도 서울시가 맡은 1공구 공사가 지연되면서 개통이 올해에서 2020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서울외곽순환도로 하부에 정거장을 설치해야 하는 등 공사 여건이 까다롭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도 변수다. 2015년 26조원에 달했던 정부의 SOC 예산은 2017년 22조원, 2018년 19조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예산이 찔끔찔끔 배정돼 계획보다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일이 다반사다. 9호선 3단계 연장 사업은 당초 2016년 2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싱크홀과 예산 부족 탓에 2년 8개월 미뤄졌다. 김훈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본부장은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SOC 예산은 2021년 16조2000억원까지 감소한다”며 “신규 사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