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부 캘리포니아 산불 실종자 1000여명…급증한 이유는

18일엔 사망자 시신 1구만 수습…남부 포함 사망자 합계 80명
연락두절 110명→290명→631명→1천276명…여러 경로로 신고 접수
통신 복구되면 상당수 안전 확인될수도…비 내리면 수색 난항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재난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낳은 뷰트 카운티 대형산불 '캠프파이어'로 인한 사망자가 70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지난주부터 실종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현지 경찰과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사망자는 매일 10구 안팎의 시신이 수습되면서 거의 일정하게 늘고 있으나 실종자는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110여 명에서 14일 290여 명, 15일 630여 명으로 갑자기 많이 증가했다.

이어 16일에는 1천100여 명으로, 17일에는 1천300여 명까지 늘었다.

18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실종자 수가 다시 1천276명으로 약간 줄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사망자는 이날 하루 한 명만 추가됐다.

북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한 사망자 합계는 77명이다.

남부 말리부 주변 울시파이어 사망자(3명)를 더하면 80명에 달한다.사망자는 지난 며칠간 매일 7~8명씩 계속 증가했으나 이날은 산불 피해지역 수색에서 한 구의 시신만 수습됐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현장에서 매일 사망·실종자 상황을 업데이트하는 뷰트 카운티의 코리 호네아 경찰국장은 "여러분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걸러지지 않은 것(raw data)"이라며 "실종자 리스트에 중복된 이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여러 경로로 실종자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긴급 재난신고 전화, 이메일, 구두 신고 등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인구 2만7천여 명의 파라다이스 마을은 주택가와 시가지 전체가 산불에 소실된 상태여서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사망자가 발견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망자 시신은 대부분 파라다이스 마을과 인근 콘카우에서 수습되고 있다.

경찰의 초기 집계에 오류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라다이스 마을에서 110세 넘은 실종자 5명이 명단에 올라온 경우도 있었다.

아무리 고령자가 많은 은퇴자 마을이라 하더라도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집계였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고령자인 한 주민은 AP통신에 "페이스북에 '우리 부부가 살아있고 실종된 적이 없었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실종자 명단에 오른 주민 가운데 경찰에 전화를 걸어 리스트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사례도 있다.
캠프파이어로 1만2천여 채의 가옥·건물이 전소하면서 무선통신 중계시설과 전력 인프라가 대부분 파괴돼 현지 이동통신이 거의 불통 상태라는 점도 실종자 수 급증의 한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와인 산지를 불태운 샌터로사 산불 당시에도 실종자 수가 수백 명에 달했지만, 사망자는 44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경찰은 통신시설이 복구되면 상당수 실종자는 안전이 확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파라다이스 마을 주민의 4분의 1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지난 8일 산불이 발화한 직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이 예상보다 많을 수도 있어 사망자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남아 있다.

이번 주 현지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비가 산불 진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전소한 마을에서 빗물에 건물 잔해 등이 휩쓸려 내려갈 경우 사망·실종자 수색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현재 북 캘리포니아 산불 진화율은 65%에 도달했다.지난 8일 발화 이후 열흘 만에 60%를 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