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위비 GDP의 1.15%→1.3% 늘린다…'1% 원칙'도 정면 부정

5년뒤 방위비 70조원 규모 대폭 증액…방위비 늘려 군국주의 질주 '꿈'
스가 관방 "'GDP 1% 틀'이란 건 없다…외적 요인 고려해야"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신하기 위한 개헌을 추진하며 무장을 강화하는 가운데 방위비 비중을 현행 국내총생산(GDP)의 1.15%에서 1.3%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산케이신문이 26일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방위비 산정 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산정 기준을 도입하기로 하고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23년도까지 이같이 늘리기로 했다.

일본이 나토 산정 기준을 도입하면 기존 방위장비 조달액뿐 아니라 현재까지 방위비에 포함하지 않던 관련 경비도 합산하게 된다.
일본은 자체 기준으로는 방위비가 GDP의 0.9% 수준이라며 이는 미국 3%, 러시아 4.8%, 영국 2.2%, 중국 1.3%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해 왔다.여기에는 유엔평화유지군(PKO) 분담금과 옛 군인 유족에 대한 지급비용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나토 기준에는 이러한 비용도 모두 방위 부문 지출에 해당해 이를 토대로 일본의 방위비를 산정하면 이미 GDP의 1.15%가 된다.

일본의 방위비는 2012년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두번째로 집권한 이후 올해까지 매년 증가해 왔다.방위성은 내년도 예산으로 사상 최대 금액인 5조2천986억엔(약 52조8천996억원)을 재무성에 요청한 상태다.

일본은 방위비를 늘릴 때마다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향후 방위비 증액분 등을 가산하면 2023년도까지 일본의 방위비는 나토 기준으로 1.3%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렇게 되면 일본 방위비는 대략 5조엔(약 50조원)대에서 7조엔(약 70조원)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일본 정부는 향후 기존 방위예산도 발표하고 국제사회에 제시할 나토 기준 방위비도 병용할 방침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이는 동맹국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나토 기준에 근거한 방위비를 제시함과 동시에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확대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산케이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는 일본이 미국의 요구를 명분으로 군사대국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 정부는 내달 마련할 방위력 정비 지침인 '방위계획 대강'에 '함정에서의 항공기 운용을 검토한다'는 내용을 명기할 방침이다.

이는 해상자위대의 '이즈모' 호위함을 전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고 F-35B 전투기 도입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방위비를 GDP의 1% 내로 제한하는 원칙을 대체로 지켜왔다.

추경예산을 통해 눈에 띄지 않게 방위비를 늘리면서도 매년도 예산안에서는 1% 틀을 유지해왔다.

이 원칙은 1976년 미키 다케오(三木武夫) 당시 총리가 군국주의화를 막기 위해 '방위비를 국민총생산(GNP)의 1% 미만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정부 입장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하면서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1987년 원칙이 공식적으로 폐기된 뒤에도 방위비를 책정하는 기준이 됐고, GNP 개념이 GDP로 대체된 뒤에는 'GDP 1% 틀'로 불리며 방위비 예산을 책정하는 상한선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집권 이후 이런 원칙의 탈피를 호시탐탐 노려왔고,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이날 이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스가 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나토 기준에 맞추겠다는 방침이 굳혀진 것은 아니다"라며 산케이의 보도 내용을 부인하면서도 "GDP의 1% 정도로 (방위비를) 유지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1% 틀'이라는 것은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은 그러면서 "방위비는 필요한 장비품이라는 요인과 외적 요인 쌍방을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GDP 1% 원칙'과 관련해서 아베 총리는 작년 2월 국회에서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중 일정 비율로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우리나라를 우리나라가 지킨다'는 기개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부정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