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관현악곡 ‘페트루슈카’(1911)는 원래 발레곡이다. 마법사가 짚으로 만든 연약한 광대인형 페트루슈카에게도 희로애락과 사랑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슬픈 이야기를 다룬다. 독립된 관현악곡으로도 연주된다. 전체 4개 장면 중 연주 효과가 특히 뛰어난 것은 1장과 4장의 시장터 장면이다.

우리나라에 ‘러브 오브 시베리아’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영화 ‘시베리아의 이발사’(1998)에 잘 묘사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왁자지껄한 시장 정경을 민속적인 분위기와 생명력 물씬한 음악으로 그려냈다. 피아노가 중요하게 이용된 점도 특이하다. 협주곡처럼 독주악기로 사용된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민속성을 넘어선 현대성을 부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효과가 마음에 들었는지 스트라빈스키는 피아노 독주용 편곡판(1921)을 만들었다. 그 연주 효과도 탁월하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