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 조작 관련 의혹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가 김씨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유죄를 인정한 법원 결정에 대해 "국민이 부여한 '진상규명'이라는 업무를 공적으로 인정받은 것이 큰 의미"라는 소감을 30일 밝혔다.허 특검은 이날 법원 판결 이후 이같이 밝힌 뒤 "앞으로 남은 절차에 소홀함이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이 규명한 사실관계가 1심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로 인정된 점에 큰 의미를 두면서 이 사건의 2·3심에서도 공소유지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김동원 씨에게 댓글 조작, 뇌물공여 등의 혐의에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이어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순위 조작에 가담한 사실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그에게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는 법정 구속됐다.
허 특검이 지난해 8월 김 지사와 '드루킹' 김씨가 함께 제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한 집중적 댓글 조작을 벌였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지 5개월 만이다.
문재인 정부 첫 특별검사인 허 특검은 지난해 6월 27일부터 60일간 수사를 벌여 김 지사와 '드루킹' 김씨 등 피의자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당초 특검 수사 대상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진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이첩하기도 했다.수사 초기 드루킹 일당에 대한 계좌추적 도중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2016년 총선 전 수천만원이 전달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망을 좁혀가다가 노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도 빚어졌다.
노 의원의 사망은 특검 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자극했다.
허 특검팀은 역대 12번의 특검 중 처음으로 스스로 수사 기간 60일을 더 연장하지 않고 수사를 종료했다.허 특검은 수사결과 발표 전날인 작년 8월 26일 노 의원의 묘소를 찾아 그를 추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