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KY 케슬’ 염정아 “저는 그냥 연기를 했어요. 그걸 알아봐 주시는 시청자분들이 더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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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리를 잘 지키고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저는 되게 운이 좋아서 좋은 감독님들하고 작품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그런 분들을 경험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아마 저는 비슷할 거 같아요.” 배우 염정아 전성시대다.
영화 ‘완벽한 타인’으로 스크린을 휩쓸더니, 드라마 ‘SKY 캐슬’로 브라운관까지 점령했다.
염정아는 지난 1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부산물 집 딸 곽미향이라는 과거를 숨기고, 자신의 딸 강예서(김혜윤 분)를 서울의대에 보내야 한다는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엄마 한서진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작품적으로는 너무 자신 있었어요. 근데 이게 입시 얘기가 주였기 때문에 주 타깃층이 한정적이라고 생각했죠. 학부모들, 10대는 볼 거라고 생각 안 했어요. 주로 엄마들 얘기라고 했으니, 남자분들이 공감 못 할 수도, 관심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근데 뭐 남자분들도 너무 재밌게 보시고, 아이들도…꿈만 같아요.”
2년 만에 ‘SKY 캐슬’로 안방극장에 돌아온 염정아는 한서진 캐릭터를 만나 신드롬급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지난해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는 변호사 남편에게 꼼짝 못하는 전업주부 수현 역으로 활약했다. 이 영화는 염정아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열연을 바탕으로 5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처음 시작할 땐 여자 배우들끼리 진짜 너무 좋아했어요. ‘우리가 이렇게 같이 역할 나누면서 하는 작품을 지금까지도 해 본 적 없지만 언제 해 보겠니? 우리 이번에 진짜 잘해야 돼. 우리가 잘해서 또 이런 작품 만들 수 있게 그런 시작이 만들어져야 돼’ 이렇게 파이팅해서 시작한 작품이에요. 정말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 몇 백 배 잘되지 않았나. 진짜 기분이 너무 좋고, 이게 한두 사람의 공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진짜 아역들 한 명 한 명 우리 스태프들 한 명 한 명 모두가 다 잘 되고 있다는 생각에 그게 더 좋아요. 저희가 그만큼 사이가 다 좋았어요. 분위기가 정말 좋았고.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목말라했던 좋은 작품들을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염정아가 연기한 한서진은 자신의 뚜렷한 목표를 향해 한 치의 빈틈없이 행동하는 아내이자 엄마로, SKY 캐슬 내에서도 선망의 대상이었다.
첫 회부터 한서진의 욕망을 숨기지 않고 순간마다 변화하는 연기를 선보였던 염정아는 눈빛과 표정, 말투, 숨소리, 떨림 하나하나 시시각각 변화하는 한서진의 희로애락을 소름 돋을 정도로 실감 나게 그려내며 그의 진가를 제대로 알렸다. “제일 처음에 잡고 간 건 일단 모성애였어요. 한서진이 어떤 행동을 해도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은 딱 고거 하나, 모성애라고 생각했죠. 잘못된 모성으로 자기 아이만 알고 너무 이기적이긴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건 모성애이기 때문에 그걸 잡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한서진이 평상시에는 굉장한 교양과 우아함을 장착하고 있지만 자기 수틀리게 하면 ‘아갈머리를 찢어버릴라’라고 하지 않나요. 이런 것들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극의 무게감과 긴장감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염정아의 연기력에 시청자들의 칭찬과 감탄은 절로 나오게 했고, 이야기의 중심에서 흐름을 주도하며 극을 끝까지 몰입하게 했다. 이에 염정아가 곧 한서진이자 곽미향임을 인정하게 만들며 매주 호평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연일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화제성과 관심도를 이끌었다.
“저는 그냥 연기를 했어요. 그걸 잡아주신 카메라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거고. 그걸 알아봐 주시는 시청자분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현장에서 모니터링을 다 못 해요. 감독님이 모니터하세요. 궁금하면 와서 보라고 얘기하시는데 제가 왔다 갔다 하면서 볼 시간이 없죠. 제가 그렇게 해서 시간 다 잡아먹으면 진도가 안 나가니까요. (감독님은) 정말 귀도 찍었어요. 귀를 찍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항상 어떤 앵글을 잡을 때 ‘요런 앵글입니다’하고 설명해 주셨어요. 근데 그것도 느낌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거의 카메라를 들고 찍으셨어요. 미세하게 들어왔다 나갔다 옆으로 갔다 커졌다 작았다 하면서 배우가 연기하면 그 감정을 같이 가요, 카메라 감독님이 진짜 대단하세요.”
드라마의 구심점이 되어 드라마를 출발하게 한 염정아가 연기력으로 극 안에서 중심을 잡는가하면 현장에서는 제작진과의 남다른 호흡으로 현장분위기까지 돈독하게 만든 게 ‘SKY 캐슬’의 제작진과 배우들의 완벽한 시너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해석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현탁 감독님이 ‘예술적 동반자’라고 표현을 해주셨는데, 그런 표현 자체가 너무 감동적이었고 감사해요. 조현탁 감독님은 작품 준비하면서도 그렇고, 촬영 현장에서도 저한테 무한한 믿음을 보여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 역시 이 작품을 하게 된 시작이 조현탁 감독님이었으니까요.”
‘SKY 캐슬’을 통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염정아.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새로운 캐릭터, 색다른 연기로 진화, ‘염정아 전성시대’라는 최고의 찬사까지 받은 염정아가 2019년에 또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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