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브리핑] 아마존의 `진퇴양난`...12월 온라인 소매판매 감소

미국의 지난 12월 소매판매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는 0.1% 증가였습니다. 12월 소매판매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최대 쇼핑시즌인 만큼 미국의 소비 동향을 가리키는 지표로 매우 중요한데요, 예상보다 큰 폭으로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확산됐습니다. 당장 이번 달 말에 발표될 지난해 4분기 성장률도 예상보다 나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 투자 책임자는 “소매판매 숫자가 충격적이다. 미국의 소비는 글로벌 경제를 지탱하는 요소”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12월 지표가 좀 예외적이었고, 1월 이후 증시의 반등이 소비자들의 지출을 되살렸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미국 정부의 고위 인사도 이번 지표와 관련해 시장 달래기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의 12월 소매판매가 급감한 것이 일시적 요인들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크게 두 가지를 꼽았는데요, 첫 번째로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10일이나 있었고, 두 번째로 전미소매업협회에 따르면 연휴 쇼핑을 미룬, 딜레이한 쇼핑객들이 매우 많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1월 소매판매 지표가 상향 조정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 제목처럼 커들로 위원장, 12월 지표 부진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시장을 안정시키는 모습이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소매판매 지표가 놀랄 정도로 약하게 나오자 금리 인하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늘 발표된 소매판매 지표만 볼 게 아니라 그 이후를 예측한 기사라 흥미로운데요, CME그룹의 Fedwatch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13%로 보고 있고, 연말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단 1%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연준이 2019년 금리인상 전망을 3번에서 2번으로 하향 조정했었죠? 이제는 아예 오히려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금리 인하 가능성 제기에 오늘 뉴욕증시가 장 초반의 하락폭을 조금 만회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취약한 12월 소매판매 지표, 앞서 살펴보셨는데요, 오프라인 매출만 감소한 게 아닙니다.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을 비롯한 비점포 소매판매도 3.9%나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연말 쇼핑시즌, 온라인 매출이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이어간 흐름에 비춰본다면 다소 의외의 수치라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그 중심에 있는 아마존, 최근 여러가지 악재 소식이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더 살펴보시죠.

아마존이 뉴욕 제 2본사 계획을 결국 백지화했습니다. 아마존은 현지시간 14일 성명을 통해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에 제 2본사를 세우려는 계획을 더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러한 대규모 투자 유치와 본사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공직자들과의 협력이 매우 필요한데요, 일부 뉴욕 지역 정치인들이 반대를 하면서 끝내 무산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뉴욕시 정치인들은 아마존에 대한 인센티브가 너무 과도하고, 당장 거주비 부담이 늘어난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현재 아마존은 뉴욕 제 2본사를 대체할 플랜B 없이 버지니아주 내셔널 랜딩에만 2본사를 세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독일에 이어 오스트리아 경쟁규제 당국이 아마존을 대상으로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아마존이 시장 지배적 위치를 남용해 자사 웹사이트를 마켓플레이스로 사용함으로써 다른 소매업체들에게 피해를 줬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합니다. 즉 소매업체이면서 동시에 다른 입점 소매업체들의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으로써 `이중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겁니다. 독일, 오스트리아 두 나라뿐 아니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아마존의 이중적 지위를 문제 삼고 있어 유럽 국가 내 아마존의 지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마지막으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의 사생활 문제입니다. 몇 주 전부터 제프 베조스의 이혼 소식이 들려오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사안이었죠? 이게 단순히 불륜사건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현재 베조스는 타블로이드 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기업인 AMI 측으로부터 ‘은밀한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합니다. 단순히 세계 최고 부호의 사생활 스캔들로 멈추지 않고 미국 언론계, 그리고 정치계까지 이 사건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아마존의 대응 방침이 더욱 궁금한 시점입니다.





미치 맥코넬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서명한 이후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도 공식 성명을 내고 이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5일 자정까지 국경장벽 예산안에 서명해야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서명한 이후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 정부의 셧다운은 재발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일이죠? 하지만 비상사태 선포는 의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미국 정부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맥코넬 원내대표는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각이 다시 커지지 않을까 시장에서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가비상사태가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USA TODAY는 파워 게임으로 인해 법적 다툼이 지속되고, 결국 양당이 법리적 싸움으로 시간을 질질 끌다가 결국 내년 재선에까지 결론이 도출 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멕시코 국경장벽건설이라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전혀 물러나고 있지 않는 모습인데, 과연 이 결정이 본인에게도 좋을지는 좀 더 지켜보셔야겠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베이징에서 진행하고 있는 고위급 무역협상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아직까지 거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무역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므누신 재무장관,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그리고 류허 부총리 간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중 양국은 모두 3월 1일 기한 후에 관세가 오르는 것을 피하려고 하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구조개혁을 놓고 중국과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철회하고, 기업통제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중국은 15일까지 계속되는 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반도체 수입 확대와, 중국산 차량을 구매하는 자국민에게 지원하던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어떻게든 당근을 던져보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구조개혁을 만족시키기에는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 대목입니다.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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