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금융사기' 피해자들, 업체-특정언론 유착 의혹 제기

IDS홀딩스 피해자모임, 머투 홍선근 회장 배임수재 혐의 고발
피해자들 "홍 회장이 기사 삭제 지시"…뉴스1 "언급할 내용 없어"
1조원대 피해가 발생한 IDS홀딩스 금융사기 사건 피해자들이 이 업체와 특정 언론사 간 금품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했다.IDS홀딩스 피해자연합, 무궁화클럽, 정의연대 등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와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청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머니투데이 계열사인 뉴스1은 IDS홀딩스에 대해 2014년 11월부터 취재를 하고 있었는데, 2015년께 김 대표가 홍 회장에게 IDS홀딩스에 대해 불리한 기사를 삭제하거나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1조원대 사기꾼들의 청탁을 받고 사기 폭로 기사를 삭제한 범행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고 말했다.고발인 측이 입수한 수사기록에는 김 대표가 측근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나오는데, 김 대표가 홍 회장에게 기사 무마 청탁을 한 정황이 다수 있다는 것이다.

고발장에 담긴 문자메시지에는 IDS홀딩스 관계자가 2015년 6월 김 대표에게 "홍 회장하고 운동 중입니다.

기사 어제 다 내리기로 했는데 (뉴스1의) ○국장이 입원해서 월요일 다 내리도록 합시다"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이 관계자는 엿새 뒤 김 대표에게 "오늘 뉴스1 기사 내린다고 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으며, 청탁 결과 IDS홀딩스에 대한 뉴스1의 고발 기사들이 실제로 삭제됐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그 무렵 김 대표가 지배하는 KR선물과 머니투데이그룹 계열사는 광고계약을 체결해 김 대표가 광고비 명목으로 5천만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 대표와 홍 회장을 각각 배임증재와 배임수재 혐의로 고발했다.연합뉴스는 피해자들 주장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홍선근 회장과 홍정호 머니투데이 사장에게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강호병 뉴스1 편집국장은 "고발 내용은 예전에 미디어매체에 보도된 것이다.

관련해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제2의 조희팔'로 불리는 IDS홀딩스 김 대표는 2011년 11월∼2016년 8월 1만207명에게 1조96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의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IDS홀딩스는 사업 편의나 형사사건 무마 등 명목으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사실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IDS홀딩스 일부 임원은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 측에 불법 정치자금 1천만원을 불법 기부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다.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도 IDS홀딩스 측 부탁으로 이 회사가 고소한 사건을 특정 경찰관에게 배당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