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유치원 자리에 노인보호시설…주민들은 반발

주민들 "아이들 놀이터 바로 옆이라 사고 발생 위험 커"
지자체 "용도변경 신청 거부 불가…고령화 사회 단면"
아파트단지 안에 노인주간보호시설(데이케어센터)이 들어서려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12일 대전 대덕구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아파트단지 내에 있는 2층짜리 건물 주인이 건물을 노인주간보호시설로 활용하겠다며 행위신고 용도변경을 구에 신청했다.

건물주는 지난해 2월까지 이 건물에서 유치원을 운영했으나 이후에는 1년 넘게 건물을 비워 뒀다.

구는 곧바로 용도변경을 허가했고, 건물주는 이달 20일까지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겠다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 알렸다.하지만 주민들은 "아파트단지에 노인 시설이 들어오는 것은 안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한 주민은 "아이들 놀이터가 건물 바로 옆에 있고 학생들이 통학하는 길목"이라며 "언제든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인보호시설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건물주나 구 관계자가 주민들 동의를 구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주민들은 아파트단지 입구 등에 '노인주간보호센터 설치 결사반대' 등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집회 등 단체행동도 검토 중이다.

대덕구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노인주간보호시설은 가정에서 생활하는 경증치매 환자 등을 돌보는 곳으로, 운영자가 일정 설비를 갖춰 신고만 하면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절차상 신청이 들어온 것을 거부할 수 없다"라면서 "양쪽 관계자들을 만나 원만하게 일이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는 줄고 노인 인구가 늘면서 비슷한 문제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