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환 푸르밀 대표 "어린이 보호 위해 전기안전 캠페인 시작"

1년전 우유팩에 전기안전 삽화
식품업체가 총리상 받아 화제
지난달 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2019 대한민국 전기안전대상’ 시상식에 낯선 기업 이름이 등장했다. 유제품 제조업체 푸르밀이 그 주인공. 전기안전문화 정착에 공이 큰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상을 이 회사의 신동환 대표(50·사진)가 받았다. 그것도 국무총리상이었다.

신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푸르밀이 생산하는 ‘뼈가튼튼 고칼슘저지방우유’ 900mL짜리 팩에 전기안전 삽화를 그려 넣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콘센트에 젓가락 넣으면 안 돼요’ ‘욕조에서 전기제품을 가지고 놀면 위험해요’ ‘엄마 아빠, 올바른 전기안전 습관을 가르쳐주세요’ 등 문구도 넣었다. 부모들에게 가정 내 감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우유팩 겉면을 캠페인 공간으로 활용, 전기안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신 대표는 “유제품과 전기안전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어린이’라는 키워드로 묶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어린이 전기 감전사고가 전기를 직접 다루는 전기기술자 다음으로 높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며 “우유를 고르는 부모들이 전기안전에 신경쓸 수 있도록 한 면 전체를 할애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안전 삽화를 넣은 우유팩이 총 2400만 개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신 대표는 “전기안전 관련 분야에 직접적으로 종사하지 않는 수상자여서 시상식 현장에서 더욱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푸르밀은 1978년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있는 우유’ ‘푸르밀 가나초코우유’ 등이 대표 제품이다. 신 대표 부친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2007년 롯데그룹에서 독립해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지난해 취임한 신 대표는 유제품 홍보를 위해 DJ 파티를 여는 등 젊은 이미지로 변화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전기안전 삽화가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보수적인 기업 분위기를 바꾸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