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서 대통령 퇴진 반정부 시위…2명 사망ㆍ19명 부상

중미 온두라스에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2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다쳤다고 엘 에랄도 등 현지 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수도 테구시갈파에서는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밤늦게까지 진행됐으며 이날도 이어지고 있다. 에스쿠엘라 우니베르시타리오 병원은 밤사이에 총상을 입은 17명이 실려 왔다고 전했다.

병원에 도착한 부상자 중 29세 남성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로 사망했다.

38세 남성은 흉기에 찔려 숨졌다. 시위대는 테구시갈파 남부에 있는 도로에 불타는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진압 군경에 맞서 저항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일부 대학교는 휴교령을 내렸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국방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국가는 공공재산의 보호 등 나라의 온전함과 자유로운 이동과 같은 국민의 권리 향유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는 애초에 정부의 보건ㆍ의료 부문 민영화에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가 정부의 철회에도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대통령 퇴진 운동으로 번졌다.

일부 경찰관들은 건강ㆍ생명 보험 혜택 개선을 요구하며 금주 들어 반정부 시위에 합류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일부 지역에서 약탈과 도로 봉쇄, 연료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면서 트럭운전사들도 동조 파업을 벌였지만, 정부는 이날 트럭운전사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친미우파 성향의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항의시위 속에 2018년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당시 온두라스에서는 2017년 11월 치러진 대선 이후 에르난데스 대통령 측의 개표 부정에 항의하는 시위로 최소 30명이 사망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이어졌다.

온두라스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의 진원지 중 한 곳이다. 최근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더 많은 온두라스인이 가난과 폭력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