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후 지구 위협할 소행성 발견…원자폭탄 2만5000배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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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硏 '2018 PP29' 첫 발견44년 후 지구로 돌진해 반경 수백㎞를 초토화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의 존재가 확인됐다.
2063년·2069년 충돌 가능성
반경 수백㎞ 초토화될 수도
한국천문연구원은 지구위협소행성(PHA)인 ‘2018 PP29’를 발견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문홍규 연구원팀은 지난해 8월 이 소행성을 처음 발견하고 궤도를 정밀 추적한 결과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 연구기관이 지구위협 소행성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P29의 지름은 160m, 공전주기는 5.7년이다. 이 소행성의 공전 궤도와 지구 공전 궤도가 만나는 최단거리(최소 궤도 교차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1배인 426만㎞로 알려졌다. 지름이 140m보다 크고 최소 궤도 교차거리가 750만㎞ 이하면 지구위협 소행성으로 분류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에 따르면 PP29는 2063년과 2069년, 두 해에 걸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각각의 충돌 확률을 더하면 28억분의 1이다. NASA는 지구 충돌 확률이 100억분의 1보다 높으면 충돌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PP29의 지구권 대기 진입속도는 초속 24㎞로 소행성 중에서도 빠른 편일 것으로 예상됐다.천문연 관계자는 “PP29가 충돌한다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우라늄 원자폭탄의 2만5000배 규모에 달하는 폭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세계 각국 연구진이 발견한 지구위협 소행성은 1981개. 이 중 향후 100년간 충돌 가능성이 있는 것이 43개다. 대부분 미국 연구팀이 찾았다.
1908년엔 지름 60m 소행성이 러시아 시베리아 퉁구스카 강가로 돌진해 폭발하면서 서울시 면적의 3.5배에 달하는 지역이 초토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폭발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00배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천문연은 근지구 소행성(NEA) ‘2018 PM28’도 함께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행성은 직경 20~40m로 향후 100년 동안은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근지구 소행성은 태양과의 최소거리가 1억9500만㎞보다 짧아 지구 공전궤도 근처에 있는 소행성을 말한다. 그동안 2만여 개가 발견됐다.
천문연 관계자는 “PP29는 대단히 어두워 대형 망원경으로도 확인하기 어렵다”며 “2036년 1월 PP29를 다시 볼 기회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문연은 칠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 곳에 은하, 소행성 등 탐색용 망원경을 설치하고 우주를 관찰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