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서 쓸쓸한 퇴장…더 뜨거워질 K리그 우승 경쟁

세 마리 토끼를 잡아보겠다며 야심 차게 시작한 시즌. 그러나 6월도 채 가기 전에 선택지가 크게 줄었다.

이제는 오로지 K리그 우승뿐이다.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에 도전했던 K리그1(1부리그) 4개 팀이 모두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26일 안방에서 치른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각각 상하이 상강(중국), 우라와 레즈(일본)에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상하이 원정 1차전에서 1-1로 비겼던 전북은 홈 2차전에서도 1-1로 비긴 뒤 결국 승부차기까지 끌려가 무릎을 꿇었다. 원정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돌아온 울산은 0-1로만 져도 8강에 오를 수 있었으나 0-3 완패를 당하고 고개를 숙였다.

시·도민구단 대구FC와 경남FC가 대회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데 이어 K리그의 자존심인 '현대가(家) 형제' 전북과 울산마저 쓸쓸히 퇴장하면서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K리그 팀 없는 8강 대진이 짜이게 됐다.

K리그로서는 2017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대회 8강에 한 팀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K리그 '절대 1강' 전북과 전북을 견제할 대항마로 꼽히던 울산이라 이들의 조기 탈락은 더 큰 아쉬움을 줬다.

전북과 울산은 이제 올 시즌 노릴 수 있는 타이틀이 K리그 우승밖에 남지 않았다.

두 팀은 이미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도 32강전에서 주저앉았다.
전북과 울산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마저 짐을 싸면서 올 시즌 트레블(3관왕)은커녕 더블(2관왕)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현재 FA컵에서 8강에 진출해 있는 K리그1팀은 강원FC, 상주 상무, 수원 삼성, 경남 네 팀뿐이다.

이들은 정규리그에서는 선두 경쟁에서 몇 발짝 뒤떨어져 있다.

강원과 상주가 1위 전북에 승점 13이 뒤진 5, 6위에 자리하고 있고, 수원(8위)과 경남(10위)은 하위 스플릿 탈출이 급선무다.

다만, 전북과 울산이 AFC 챔피언스리그를 접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치열한 K리그 선두 경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현재 전북과 서울은 나란히 11승 4무 2패(승점 37)로 1, 2위에 올라있고,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이 11승 3무 2패(승점 36)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 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1위 쟁탈전을 이어오며 3강 체제를 구축해 가고 있다.

서울 역시 FA컵 32강에서 탈락해 일찍부터 K리그에만 전념해왔다.

리그에서는 세 팀 모두 최근 분위기도 좋다.

전북과 울산은 최근 6경기에서 5승 1무, 서울은 4연승을 포함해 8경기에서 6승 2무로 무패 행진 중이다.

상하이전이 끝난 뒤 경기 중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조제 모라이스 감독 대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상식 전북 코치는 "FA컵 탈락도 아쉬움이 많았는데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에서 떨어져 더 안타깝다"라며 "처음 목표였던 트레블은 달성할 수 없게 된 만큼 K리그1 3연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도 우라와전 패배 후 "K리그를 대표해서 이 대회에 나왔는데 홈에서 패배해 고개를 들 수 없다"면서 "K리그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

계속 전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울산은 당장 오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맞붙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