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관세부과 위협 보류 트럼프에 감사 인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유입을 저지하기 위한 멕시코의 노력을 인정하면서 관세부과 위협을 거둬들이자 감사 인사를 한 것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조차 멕시코가 약속을 이행하고 있고 관세 위협이 없다는 점을 알리고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고 밀레니오 TV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테이블 위에서 치워졌느냐'는 질문에 "멕시코 대통령이 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다"고 답변한 바 있다.

멕시코가 불법 이민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관세부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관세부과 위협을 누그러트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입어 이날 달러 대비 0.25%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늘자 경유지인 멕시코를 겨냥해 관세 카드를 활용해 압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30일 멕시코가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 이민자를 막지 않으면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5%부터 시작해 최대 25%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됐다. 이후 멕시코는 미국과 협상에 나섰고,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 전역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는 등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하는 한편 미국 망명 신청자가 심사 기간에 멕시코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미국과 지난달 7일 합의하면서 일단 위기를 피했다.

당시 양국은 45일 뒤에 멕시코가 취한 강경 이민 정책의 효과와 결과 등을 평가하기로 했다.

멕시코는 합의 후 자국 영토를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남부 국경 지역에 6천500명의 국가방위군을 배치한 데 이어 북부 국경 지역에 1만5천명을 추가로 파견하기도 했다. 이런 조치 탓에 미국 국경에 도달하는 이민자 수가 급감했다.

/연합뉴스